‘4일 일하고 3일 쉰다’…칠레, 주40시간 근무 법안 상원 통과
  • 김지원 디지털팀 기자 (skylarkim0807@hotmail.com)
  • 승인 2023.03.23 10:3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향후 5년간 주당 근로 시간 5시간 단축
“생산성 향상에 도움 될 것”
지지자들과 만나고 있는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의 모습 ⓒ EPA=연합뉴스
지지자들과 만나고 있는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의 모습 ⓒ EPA=연합뉴스

남미 칠레 상원에서 근로 시간을 주당 45시간에서 40시간으로 단축하는 법안이 상원을 통과했다.

22일(현지 시각) 칠레 일간지 라테르세라와 엘메르쿠리오에 따르면, 칠레 상원은 전날 본회의에서 근무 시간 단축을 골자로 한 법안 개정안을 재적 의원 45명 만장일치 찬성으로 가결했다.

개정안은 현재 주당 45시간으로 규정된 근로 시간을 향후 5년에 걸쳐 40시간으로 줄이는 내용이다. 근로자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휴식 시간을 보장하는 한편 가족 또는 지역사회 구성원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법안이 시행되면 하루 최대 10시간 근무를 허용하는 규정에 따라 4일 근무하고 3일을 쉬는 것도 가능해진다. 현지에서는 ‘4×3’이라고 표기한다.

고용주와의 합의를 전제로 12세 미만 자녀를 둔 부모 또는 보호자의 출·퇴근 시간 조정과 초과 근무 보상 가능성도 열었다. 가사도우미와 객실 승무원 등 법으로 노동 시간을 보장받기 어려웠던 직종의 정규직화 길 역시 열렸다. 개인주택 경비 근로자와 선원 등은 주당 40시간 근무제를 보장받는다.

법안은 이밖에 초과근무 수당 개편, 최대 닷새간의 시간 외 근무 휴일 인정, 호텔 근무자에 대한 주당 60시간 근무제 폐지도 담았다.

다니엘 누녜즈 상원의원은 “무엇보다 경제적 효과가 상당할 것”이라며 “근무 시간 단축은 우리나라 생산성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고 엘테르세라는 보도했다.

법안 통과 이후에는 5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근무 시간이 줄어든다. 이는 갑작스러운 변화에 따른 혼란을 줄이기 위한 방침이다. ‘2024년 44시간, 2026년 42시간, 2028년 40시간’이 그 복안이다.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40시간제 향해 전진’이라는 언급과 함께 “우리는 더 나은 칠레를 만들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썼다.

상원(본원)에서 입법 절차를 밟은 이 법안은 다음 달 하원(심의원)에서 안건으로 다룬다. 정부는 ‘초당적 동의’ 분위기에 따라 하원에서도 무리 없이 통과될 것으로 예상한다.

히아네트 하라 노동부 장관은 “4월 첫째 주에는 하원에서 표결할 수 있도록 의원들과 대화를 시작할 것”이라며 “정부 목표는 5월1일 근로자의 날에 새 법안을 시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