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법무부, 크레디트스위스·UBS의 러시아 제재 위반 여부 조사
  • 김지원 디지털팀 기자 (skylarkim0807@hotmail.com)
  • 승인 2023.03.24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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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신흥재벌 제재 회피 관여 의혹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의 로고 모습 ⓒ AFP=연합뉴스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의 로고 모습 ⓒ AFP=연합뉴스

미국 법무부가 스위스 대형 투자은행(IB)인 UBS와 크레디트스위스(CS)의 러시아 제재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23일(현지 시각) 이 사안을 잘 아는 소식통을 인용해 법무부가 러시아 신흥재벌의 제재 회피에 금융 전문가들이 관여했는지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면서 UBS와 CS도 조사 대상이라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미 법무부의 조사가 제재 대상 러시아 고객과 거래한 은행 직원과 거래 수법에 집중하고 있으며, 위법성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추가 조사도 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법무부의 이번 조사는 최근 CS가 위기설 속에 UBS에 인수되기 전에 이미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CS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인 지난해 5월 러시아 사업 철수를 발표했지만, 그전까지는 러시아 부호들이 애용하는 은행이었다.

블룸버그는 미 법무부가 최근 의심 정황이 있는 은행들에 대해 소환장을 발부했다면서 이들 가운데는 미국 대형 은행도 일부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미 법무부는 지난해부터 전담팀을 구성, 러시아 부호들의 제재 위반 여부를 조사해왔다.

지난달에는 제재 대상인 러시아 신흥재벌 빅토르 벡셀베르그가 뉴욕과 플로리다주 등지에 소유한 주택을 압류했으며, 러시아 신흥재벌들의 제재 회피를 도운 사람들에 대한 수사도 진행하고 있다.

CS와 UBS는 해당 사안에 대한 코멘트 요청에 응하지 않았고, 미 법무부 역시 논평 요청 이메일에 즉각 응답하지 않았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앞서 2014년에 프랑스 BNP파리바은행이 미국의 경제 제재를 위반하고 수단과 이란·쿠바 등을 상대로 수천 건의 금융거래를 한 사실을 은폐했다고 유죄를 인정하면서 90억 달러(약 11조6000억원)에 이르는 벌금 납부에 합의한 바 있다.

한편 유럽에서는 오스트리아 라이파이젠 은행이 러시아 사업 중단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중앙은행(ECB)은 금융 불안 우려를 고려해 라이파이젠에 즉각적인 러시아 사업 철수보다는 철수 계획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지난달 오스트리아를 방문한 미국 제재 담당 관리들도 라이파이젠 은행의 러시아 사업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라이파이젠 은행은 러시아 사업 철수 계획 제출 의사가 없는 상태이며, 오스트리아 정부 일각에서도 ECB의 요구를 부당한 외국의 간섭으로 보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오스트리아 양대 은행 중 하나인 라이파이젠은 러시아에 대한 유로화 송금의 4분의 1 정도를 담당하면서 현재 러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서방은행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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