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물 넘어온다는 위식도 역류질환 예방법 [오윤환의 느낌표 건강]
  • 오윤환 중앙대광명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3.05.22 12:05
  • 호수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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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음주·흡연·고카페인 피하고 허리띠는 느슨하게…과식·야식도 위 내용물 배출 지연시켜 

55세 여성이 최근 수개월 동안 계속 목에 가래가 낀 것처럼 깔깔하고, 가슴이 답답하고 쓰리며, 기침이 난다는 증상을 호소하면서 내원했다. 1년 전에 종합검진을 받았지만 혹시 폐암이나 기관지암과 같은 병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했다. 진단 결과는 위식도 역류질환이었고 적절한 치료 후 증상이 호전됐다. 위식도 역류질환은 위산이나 위 속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하는 질환이다. 가슴 안쪽으로 타는 듯한 통증이나 쓰린 증상이 생긴다. 역류가 지나치게 많이 일어나 위산과 위 속 내용물이 식도 점막을 자극하면 식도염이나 식도궤양, 식도 협착도 발생할 수 있다. 

위식도 역류질환은 전형적인 증상과 비전형적인 증상으로 나눌 수 있다. 전형적인 증상에는 가슴쓰림과 신물이 넘어오는 위산 역류 증상이 해당한다. 비전형적인 증상은 만성 기침, 음식물 삼키기 어려움, 가슴 통증, 만성적인 쉰 목소리나 인후두부에 이물감이 생겨 자꾸 목에 가래가 끼고 기침이 난다. 

위식도 역류질환이 생기는 원인을 이해하면 위험 요인이나 조심해야 할 생활습관을 알 수 있다. 평상시 식도와 위 사이의 근육(식도 조임근)은 위 속 내용물이 역류하지 못하게 막는 역할을 하지만, 식도 조임근이 약해지거나 부적절하게 열리면 위식도 부위에서 역류가 발생한다. 식도 조임근의 기능장애를 유발하는 주요 원인 물질에는 카페인·니코틴·알코올 등이 있으므로 이를 피하는 것이 좋다.

내시경 검사를 받은 후 ‘식도 열공 탈장’이라는 소견을 들어본 사람도 있을 텐데, 이 상태는 식도와 위의 일부가 횡격막의 작은 구멍(식도 열공)을 통해 가슴으로 올라가는 탈장의 일종이다. 일반적으로 식도 열공 탈장이 있으면 위식도 역류질환이 생기기 쉬운데 특히 고령자이거나 비만하거나 담배를 피우는 사람에게 잘 생긴다. 

ⓒ시사저널 최준필
ⓒ시사저널 최준필

치료 시점 놓치면 식도 협착·식도암 등 위험

위에서 음식물의 배출이 지연되는 것도 위식도 역류질환의 위험 요소다. 과도한 양의 내용물이 위장에 머무르면 역류할 가능성이 커진다. 마약성 진통제, 특정 항우울제, 항히스타민제, 칼슘채널차단제 같은 고혈압약제, 일부 당뇨병 치료제 등 특정 약물들이 위 배출을 지연시킬 수 있다. 과식과 야식을 하는 경우도 위 내용물의 배출이 지연돼 위식도 역류질환이 생길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피할 것을 권고한다.

의사가 위식도 역류질환 환자에게 체중 감량을 권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것은 복압이 증가할수록 위 내용물을 식도로 물리적으로 밀어넣어 위산 역류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임신하면 위식도 역류질환이 생기기 쉽다. 결론적으로 과식과 야식을 피하고, 음주·흡연·고카페인을 피하고, 복압을 낮추기 위해 허리띠를 느슨하게 하는 것이 위식도 역류질환 예방에 좋다. 

증상이 비전형적인 경우도 많기 때문에 종종 협심증이나 폐 질환 같은 다른 질병으로 오해해 병원을 방문하는 경우도 흔하다. 하지만 위내시경 검사나 식도 산도 검사 등으로 확인하거나 프로톤펌프 억제제(PPI)라는 식도염 치료제를 투여해 반응을 살펴 적절히 치료하면 증상이 잘 개선되는 질환이다.

최근에는 ‘칼륨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P-CAB)’라는 새로운 위산 분비 억제제가 개발돼 사용되고 있다. 적절한 시점에 치료하지 못할 경우 식도 협착이나 바레트 식도(식도와 위 경계 부위의 점막조직이 위 표면조직처럼 변한 상태), 식도암 같은 중증 질환으로의 이행 위험도 있기 때문에 사전에 적절한 치료와 예방이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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