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반대’ 있었다? 尹대통령 광주行 막전막후 [오월의 광주]
  • 박성의·구민주·변문우 기자 (sos@sisajournal.com)
  • 승인 2023.05.18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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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 일정 너무 빠듯” 참모진 일각 ‘반대’ 의견 개진
‘수석급만 광주행’ 거론됐으나 尹 ‘내가 가겠다’ 결단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오월어머니회 회원들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오월어머니회 회원들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제43주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광주를 찾았다. 보수 정권 대통령이 취임 후 2년 연속 5‧18기념식을 찾은 건 윤 대통령이 처음이다. 대선 당시 내걸었던 ‘매년 5·18기념식에 참석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한 셈이다.

용산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일찌감치 광주행(行)을 확정지었으나, ‘보안’을 이유로 구체적 일정과 동선 등을 발표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실제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지난 12일 윤 대통령이 광주를 찾는다고 출입 기자단에 공지하며 엠바고(보도 유예)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시사저널 취재 결과, 윤 대통령의 광주행이 결정된 뒤에도 용산 대통령실 참모진 간 갑론을박이 오갔던 것으로 보인다. 일부 참모들이 19~21일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 등을 이유로 5‧18기념식 ‘패싱’을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을 요구한 대통령실의 한 핵심관계자는 지난 15일 시사저널과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의 ‘5‧18행사 불참’ 가능성을 시사하며 ‘플랜B’가 가동될 것이라 귀띔했다. 대통령실 대변인실과 ‘엇박자’ 입장을 밝힌 셈이다. 해당 관계자는 “최근 G7부터 한·미·일 정상회담까지 대통령의 외교 일정이 많이 겹쳐있다”며 “대통령께선 이번에는 (광주에) 안 가는 것으로 정해졌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구체적인 계획까지 공개했다. 그는 “작년 5·18 때 (윤 대통령이 광주를) 한 번 갔기 때문에 이번에는 당일에 메시지만 내려고 한다”며 “이진복 정무수석만 대통령실을 대표해 광주를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현장에 가는 게 아니라 메시지만 전달하는 것으로 생각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의 15일 전언과 달리 윤 대통령은 18일 광주를 찾아 직접 오월영령을 위로하고 5‧18 기념사를 낭독했다. 일부 참모진의 반대에도 윤 대통령이 광주행을 강하게 추진했다는 후문이다.

TK(대구‧경북) 지역구의 국민의힘 한 의원은 “김재원 최고위원의 설화로 (호남) 민심이 좋지 않다”며 “대통령도 여당도 (5‧18을 부정하는) 어떤 세력과도 타협하지 않는다는 신호를 광주행을 통해 증명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여권 원내 관계자는 “실제 외교 일정을 준비하는 참모진 입장에선 (윤 대통령이) 광주를 찾는 것을 만류하고 싶었을 것”이라며 “집토끼(보수 성향 지지층) 민심도 고려했겠지만, 윤 대통령을 설득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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