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래 명예회장 정신감정…한국타이어家 ‘남매의 난’ 재개되나
  • 송응철 기자 (sec@sisajournal.com)
  • 승인 2023.05.22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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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기소된 조현범 회장 부담 가중
200억원대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구속기소된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 ⓒ연합뉴스
200억원대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구속기소된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 ⓒ연합뉴스

조양래 한국앤컴퍼니그룹 명예회장의 한정후견심판 청구 사건 정신감정이 진행된다. 그의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심판을 청구한 지 2년10개월여 만이다.

재계에서는 정신감정 결과에 따라 ‘남매의 난’이 재개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경우 200억원대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의 어깨는 한층 무거워질 전망이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가정법원 가사1부 최근 서울보라매병원에 조 명예회장의 정신감정 촉탁서를 발송했다. 보라매병원이 촉탁을 받아들이면 2020년 7월 조 이사장의 한정후견 개시 심판 청구 이후 첫 정밀 정신감정이 진행된다.

앞서 조 이사장은 2020년 7월 조 명예회장에 대한 성년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했다. 성년후견은 노령이나 장애, 질병 등으로 의사결정이 어려운 성인에 대해 후견인을 선임해 돕는 제도다.

조 이사장이 성년후견 개시 청구는 조 명예회장이 자신의 차남인 조 회장에게 그룹 지주사인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보유주식 전량(23.59%)을 시간 외 매매로 2400억원에 매각한 데서 비롯됐다. 이로써 조 회장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율은 42.9%로 증가하면서 사실상 그룹의 후계자로 확정됐다.

당초 조 회장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율은 19.31%로 조 명예회장의 장남이자 그룹의 유력한 후계자로 지목돼온 조현식 한국앤컴퍼니그룹 고문(19.32%)과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현재는 조 고문과 조 이사장(0.83%), 조희원(10.82%)씨 등 나머지 형제들의 지분을 모두 더해도 조 회장에는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조 이사장은 법원에 성년후견 심판을 청구하면서 조 명예회장의 결정이 자발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 명예회장이 직전까지 주식을 넘길 계획이 전혀 없었고, 공익재단 등 사회에 환원하려는 의사가 있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지난해 4월 1심에서는 조 이사장의 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당시 재판부는 조 명예회장에 대한 정밀 정신감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인정했다. 그러나 촉탁 기관으로 지정된 병원들이 코로나19 사태의 확산을 이유로 감정 불가 입장을 밝히면서 정신감정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 때문에 1심 재판부는 전문가의 정신감정 없이 기존 진료 기록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토대로 청구를 기각했고, 조 이사장은 이에 불복해 항고했다. 이런 가운데 2심 재판부가 조 명예회장에 대한 정신감정에 나서면서 그 결과가 2차 남매의 난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조 회장은 지난 3월 200억원대 횡령·배임 및 계열사 부당지원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그는 법인 명의로 외제차를 구입 또는 리스하고, 회사 자금을 사적으로 대여하거나 개인 이사·가구비로 사용한 혐의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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