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 사태’에도 여야 지지율은 왜 출렁이지 않을까
  • 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23.05.22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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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尹 대통령 상승세에도 고전…‘김남국’ 반사이익 요원
민주당, 위기 속 지지율 선방…“결국 당에 독 될 것” 지적도
국민의힘 김성원 코인게이트 진상조사단장이 19일 오전 위믹스 발행사인 경기도 성남시 판교 위메이드 본사에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성원 코인게이트 진상조사단장이 19일 오전 위믹스 발행사인 경기도 성남시 판교 위메이드 본사에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금이 당 지지율을 바싹 끌어올릴 기회인 것 같다.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을 상대로 지지율 우세를 다질 절호의 타이밍이다.”(국민의힘 A의원)

최근 국민의힘 내부에선 그동안 고전을 겪었던 당 지지율의 반등을 기대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 상승세와 민주당의 위기가 맞물리면서 국민의힘에 모처럼 민심 회복의 기회가 찾아왔다는 해석이다.

하지만 공개되는 지표로 봤을 때, 아직 국민의힘은 이 기회를 잡고 있지 못한 듯 보인다.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은 여전히 민주당을 상대로 지지율 역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 19일 공개된 한국갤럽 지지율 조사에서 민주당은 33% 국민의힘은 32%을 얻었다. 전주와 비교해 민주당은 각종 혼란에도 1%포인트 상승해 선방한 반면, 국민의힘은 오히려 3%포인트 하락했다.

여야가 모두 공을 들이고 있는 청년 민심에서도 국민의힘은 민주당 이탈표를 전혀 흡수하지 못했다. 이번 조사에서 30대의 민주당 지지율은 ‘김남국 사태’ 이전보다 무려 17%포인트나 크게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기간 국민의힘 30대 지지율은 아무런 변동이 없었다.

 

“국민의힘을 지지할 유인이 전혀 없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과 나란히 놓고 봐도 국민의힘의 고전은 더욱 눈에 띈다. 그동안 국민의힘 지지율은 윤 대통령의 지지율과 대체로 비슷한 상승‧하락 추세를 보여 왔다. 하지만 최근 윤 대통령이 연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제자리걸음이거나 되레 떨어지고 있다. 위 갤럽 조사에서도 국민의힘 지지율(32%)은 윤 대통령 지지율(37%)보다 밑도는 등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전혀 힘을 실어주지 못하고 있다.

바깥의 여러 ‘호재’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이 고전하는 가장 주요한 이유로는 역시나 김기현 지도부의 정치적 존재감이 꼽힌다. 여당이 여당으로서의 강점과 정치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김기현 지도부가 지금 하는 거라곤 민주당을 비난하고 공격하는 것뿐이다. 눈에 띄는 정책도 하나 내놓지 못하고 있고, 간호법 사태 때에도 아무 정치력도 발휘하지 못하고 대통령에만 기대지 않았나”라며 “이런 모습으로는 결코 지지율 반등을 이뤄낼 순 없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국민의힘 지지율이 윤 대통령의 지지율과 따로 움직이고 있는 것 또한 “당연한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오르는 이유는 단연 ‘외교’로, 국내 정치와는 크게 상관이 없는 상황”이라며 “외교에 있어 국민의힘이 기여하거나 보여준 게 없는데 국민의힘 지지율이 왜 함께 오르겠나. 지지할 이유를 전혀 만들어주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 ‘설마 국민의힘 찍겠어’라는 안도감 여전”

민주당으로선 ‘김남국 사태’ 등으로 이탈한 민심이 국민의힘으로 향하지 않은 점에 안도하는 분위기다. 일각에선 당장 코인 이슈에 예민한 30대가 크게 이탈했지만, 분노가 잦아들면 다시 민주당으로 돌아올 거란 믿음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핵심 지지층인 40대가 굳건한 것 역시 민주당으로선 ‘믿는 구석’이다.

하지만 ‘적당히’ 선방하고 있는 지지율이 현 사태에 대한 당내 안일한 대응을 더욱 부추긴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비명계로 분류되는 민주당 한 관계자는 22일 시사저널과의 통화에서 “실제 당내에 ‘최근 빠져나간 지지율은 언제든 다시 회복할 수 있다’는 무책임한 인식이 적지 않다. 청년층이 모래알처럼 빠져나가고 있는 데도 여전히 ‘설마 국민의힘으로 가겠어’라는 인식이 파다하다”며 “당이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단체로 무감각증에 걸린 것 같다”고 비판했다.

한편, 기사에서 인용한 한국갤럽 여론조사는 지난 16∼18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무선(95%)·유선(5%) 전화 면접 방식으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10.9%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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