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법’ 웃는 미국…세계 1위 장비회사, 실리콘밸리에 5조 신규 투자
  • 김지원 디지털팀 기자 (skylarkim0807@hotmail.com)
  • 승인 2023.05.23 12:0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AMAT, 새 연구시설에 대규모 투자 계획…2026년 완공 목표
해리스 부통령 “정부 인센티브 덕분”
22일(현지 시각)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Applied Materials)의 연구개발(R&D) 시설을 방문한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의 모습 ⓒ AP=연합뉴스
22일(현지 시각)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Applied Materials)의 연구개발(R&D) 시설을 방문한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의 모습 ⓒ AP=연합뉴스

세계 1위 반도체 장비회사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AMAT)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 새로운 대규모 연구시설을 짓기로 했다.

AMAT는 22일(현지 시각) 이같이 밝히고, 최대 40억 달러(5조2720억원)를 투자해 2026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MAT의 이번 발표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반도체 기업의 미국 내 투자를 장려하기 위해 반도체 지원법을 시행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과 인텔, IBM 등은 지난해 반도체 공장 건설 등을 위해 각각 200억 달러(26조2000억원) 투자를 잇따라 발표하고, 대만 반도체 기업 TSMC도 400억 달러(52조464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백악관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반도체 지원법에 서명한 지 불과 9개월 만에 민간 기업들이 향후 10년간 반도체 생산과 공급망, 연구개발(R&D)에 약 1400억 달러(184조2400억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고 밝혔다.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은 이날 AMAT 본사를 직접 방문해 AMAT의 투자 계획과 바이든 행정부의 반도체 지원법에 힘을 실었다. 해리스 부통령의 AMAT 방문은 미·중 반도체 갈등 속에 중국이 마이크론 제품에 대한 구매를 금지한 지 하루 만이라 눈길을 끈다.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 산하 인터넷안보심사판공실(CAC)은 전날 마이크론 제품에 심각한 보안 문제가 발견됐다며, 마이크론 제품 구매 중지를 발표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중국의 마이크론 제품 구매 금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채 “이번 투자는 정부의 인센티브 덕분”이라며 “완공되면 세계에서 가장 큰 시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 생산 관련 투자가 미국의 국가 안보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AMAT가 새로 짓게 되는 연구 시설은 반도체 칩 제조업체 및 대학과 공동으로 새로운 반도체 장비 개발을 연구하고 테스트하는 데 사용된다. 이를 통해 새로운 반도체 칩 개발에 걸리는 시간을 지금보다 30%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AMAT는 설명했다.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AMAT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으며, 지난해 9월에는 한국에도 반도체 장비 연구개발(R&D) 센터를 짓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AMAT는 이번 투자를 통해 미국 정부의 보조금 지원을 기대하고 있다. 미국은 반도체 기업의 미국 내 투자를 장려하기 위해 반도체 생산 보조금(390억 달러)과 연구개발(R&D) 지원금(132억 달러) 등 5년간 총 527억 달러를 지원하는 반도체 지원법을 시행하고 있다.

게리 디커슨 AMAT 최고경영자(CEO)는 “정부 지원이 어떤 것이라 해도 새 연구시설을 짓긴 하겠지만, 그 규모와 건립 속도는 정부가 어느 정도의 지원을 해주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미 정부의 AMAT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미 행정부가 반도체 산업의 주도권 확보를 위해 반도체 지원법을 시행하는 가운데 전 세계 300개 기업이 보조금 신청 의향서를 제출했다고 백악관은 이날 밝혔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