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폴트 열흘 남았는데…美 부채한도 세 번째 협상도 ‘불발’
  • 김지원 디지털팀 기자 (skylarkim0807@hotmail.com)
  • 승인 2023.05.23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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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매카시 “생산적 논의” 자평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22일(현지 시각)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공화당)과 만나 부채한도 증액 논의를 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22일(현지 시각)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공화당)과 만나 부채한도 증액 논의를 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22일(현지 시각) 연방정부 부채한도 상향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백악관에서 세 번째로 만났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다만 양측 모두 협상이 생산적이었다고 평가하면서, 미국 정부가 추산하는 채무 불이행(디폴트) 날짜(X-데이트)인 6월1일을 열흘 남겨놓고 합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협상에서는 공화당이 바이든 행정부에 예산 지출 삭감을 요구했지만 백악관 측이 과도하다는 입장을 보였고, 바이든 대통령이 부유층을 대상으로 하는 신규 세금을 밀어붙이자 공화당이 거부했다.

이 같은 이견에도 불구하고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협상이 “생산적이었다”면서 “우리는 디폴트를 고려하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 나아갈 유일한 길은 선의를 갖고 초당적 합의를 향해 가는 것임을 다시 한번 반복했다”고 말했다.

매카시 하원의장 역시 협상 후 취재진과 만나 “생산적인 논의를 했다고 본다”면서 여전히 합의에 이를 수 있다고 믿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과 매카시 하원의장은 앞서 지난 9일과 16일 백악관에서 만나 부채한도 문제를 논의했지만 합의 도출에 실패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호주 등 순방 일정을 취소하고 의회와 협상을 위해 전날 귀국했다. 백악관과 공화당은 주말 내내 실무 차원 논의를 이어갔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

매카시 의장은 이날 회의 전 “오늘 밤에도, 내일 아침에도 합의에 도달할 수 있다”며 “그러나 이번 주 안에 협상이 이뤄져야 법안을 상원으로 보내는 것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과 매일 대화하고 실무 차원의 협상이 계속될 예정이라고 밝혔는데, 로이터는 소식통을 인용해 실제 백악관 협상진이 이날 밤 협상 재개를 위해 백악관으로 복귀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공화당은 그간 협상에서 저소득층 지원을 위한 일부 프로그램 삭감 및 코로나19 지원금 회수를 주장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내년도 정부 지출과 관련해서도 공화당은 전년 수준으로 삭감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내년 재선을 앞둔 바이든 대통령은 일부 지출 항목 삭감을 포함해 기본적으로 협상에 유연한 입장이라고 내세우고 있지만, 현재 공화당 협상안에 대해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양측이 합의에 도달한다고 하더라도 내부 설득의 과제가 남는다.

공화당 내 극우 성향 의원 모임은 협상 중단 및 하원을 통과한 공화당 부채한도 법안을 상원에서 처리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 내 극단적 진보 진영은 지출 삭감에 반대하며 바이든 대통령이 수정헌법 14조를 발동해 자체적으로 부채한도를 상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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