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개딸, 내부 공격 중단’에 공감대…결의문은 미채택
  • 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23.05.25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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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명계 30여명, 의총서 결의문 제안하며 이재명 리더십 촉구…李 침묵
강성 팬덤, 김남국 사퇴 등 요구한 청년 정치인 공격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유기홍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유기홍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당 쇄신을 요구했던 청년 정치인들을 겨냥한 강성 지지층의 공격 행위 중단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다만 비명계 30여명이 제안한 결의문 채택까지 이어지진 않았다.

이소영 원내대변인은 2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자신과 다른 의견을 억압하는 행위는 민주당을 해치는 행위이고, 도를 넘는 적대와 공격행위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들에 많은 분이 동의했고 공감을 표시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원내대변인은 “지난 12일 우리 당의 청년 정치인들, 그리고 각 시·도당의 대학생위원장들이 당의 쇄신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한 바 있다”며 “그 회견을 한 청년 정치인들과 대학생위원장들에게 도를 넘는 적대와 공격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오늘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 의원들과 당이 적극적인 입장을 표명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이 있었다”며 “홍영표 의원이 이를 최초로 제안했다”고 전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이 제안에 대해 많은 의원이 공감했고, 자신과 다른 의견에 대해 억압하는 행위는 민주당을 해치는 행위라는 점을 우리가 다 같이 인식하고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홍 의원 외에 자유토론을 진행한 의원 11명 가운데 상당수도 비슷한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이재명 대표는 따로 발언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이날 강성 지지층의 공격 중단에 대한 공감대는 이뤄졌지만, 당 차원의 결의문 채택까진 이어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원내대변인에 따르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별도의 입장문이나 결의문을 발표하는 대신 대변인의 브리핑으로 갈음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지난 12일 민주당 청년 정치인들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남국 의원의 가상자산 거래 관련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의 쇄신을 촉구했다.

기자회견 직후 이른바 ‘개딸’로 불리는 민주당 강성 지지층은 이들을 상대로 문자 폭탄 등 공격을 일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행위가 알려진 후 강성 팬덤 문제와 관련해 당내 계파 갈등으로 번지기도 했다. 비명계 이원욱 의원은 최근 자신에게 온 문자 테러를 공개하며 이 대표에게 ‘강성 지지층과의 결별’을 요구하기도 했다. 다른 비명계 의원들도 이 대표의 결단을 촉구했다.

이에 서은숙 최고위원 등 친명계는 “지지층을 악마화하는 행위를 중단하라”며 비명계 의원들을 비판했다. 민형배 의원은 “강성팬덤 말 자체가 민주당을 공격하는 언어”라며 “열성 지지자들이 많은 정당이 좋은 정당 아닌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개딸들의 공세가 심화하자 비명계 의원 30여 명은 “민주당 지도부는 이들 청년 정치인들에게 향하고 있는 폭력적 행위의 실태를 파악하고 이를 중단시켜야 한다”는 내용으로 서명 운동을 진행하며 이날 의총에서 결의문 채택을 촉구했다.

이들은 결의문에서 “청년 정치인에게 도를 넘는 적대와 공격이 계속되고 있다. 유튜브, 문자, SNS, 인터넷 댓글 등을 통해 입에 담기 어려운 욕설과 좌표 찍기, 음해와 가짜뉴스 등이 이어지고 있다”며 “집단적 욕설과 협박, 증오와 위협 등으로 ‘의견 표시’를 주저앉힌다. 억압하는 행태는 민주주의를 흔들고 민주당을 해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의 미래를 위해 하나의 목소리가 아니라 여러 목소리가 필요한 때”라며 “다양한 목소리를 녹여 내어 하나로 만들어 가는 것이 리더십이다. 당 지도부가 리더십을 발휘해 주기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이 원내대변인은 최근 당내 논란이 됐던 ‘당 혁신기구’와 관련해 “오늘 구체적으로 내용이 공유되거나 토론된 건 아니다”라며 “아마도 별도의 시간과 기회를 통해서 별도의 토론 기회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계파 간 의견이 충돌하고 있는 ‘대의원제 폐지’ 등에 대해선 의총에서 격론이 벌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 원내대변인은 “몇 분이 의견을 말씀해 주셨는데 결론이 난 건 아니다”라며 “앞으로 대의원제 폐지를 포함한 다양한 당 혁신방안에 관해서 토론을 이어가자,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 철학적, 역사적 고찰과 연구 토론이 필요한 주제란 것에 많은 분이 수긍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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