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연이은 악재에 ‘휘청’
  • 송응철 기자 (sec@sisajournal.com)
  • 승인 2023.05.30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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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결합 승인 지연되는데…문 열림 사고, 노사 갈등까지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는 오는 6월7일 발대식을 열고 쟁의활동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는 오는 6월7일 발대식을 열고 쟁의활동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아시아나항공이 휘청이고 있다. 최근 대한항공과의 기업결합 승인 지연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비행 중 문 열림 사고와 조종사노동조합의 쟁의행위 돌입 등 각종 악재가 끊이지 않고 있어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조종사노조는 최근 조합원 1095명이 참여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찬성 874표로 92.39%의 찬성률을 기록했다. 조종사노조는 오는 6월7일 발대식을 열고 쟁의활동에 돌입할 예정이다. 노조는 합법적인 규정 내에서 비행을 지연시키는 준법투쟁을 시작으로 강도를 높여나간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아시아나항공 노사는 임금인상률을 놓고 갈등을 벌여왔다. 양측은 지난해 10월부터 임금협상을 벌여왔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조종사노조는 10%대, 사측은 2.5%의 임금인상률을 제시하고 있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가 분쟁 해결에 나섰지만 지난 24일 ‘조정 중지’ 결론을 내리면서 조종사노조는 쟁의권을 획득했다. 조종사노조가 실제 쟁의행위에 돌입하게 되면 아시아나항공은 2005년 이후 18년 만에 파업 사태를 맞게 된다.

또 최근에는 안전 관련 대형 악재가 불거지기도 했다. 지난 26일 오전 11시49분 제주발 아시아나항공 OZ8124편 여객기의 비상구 출입문이 대구공항에 착륙하기 직전 상공 200m 지점에서 강제로 개방되는 사고가 벌어진 것이다.

당시 여객기에는 총 194명이 탑승해 있었으며, 이 사고로 승객 중 일부는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며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번 사고는 비상구 옆에 앉아 있던 30대 남성이 비상구 레버를 강제로 건드리면서 벌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국토교통부는 아시아나항공의 대응이 적절했는지 여부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이처럼 연이은 악재가 대한항공과의 기업결합 심사가 지연되는 가운데 불거졌다는 점에서 아시아나항공은 더욱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현재 양사의 기업결합 심사를 신청한 14개국 중 한국을 포함한 11개국의 승인을 받은 상태다.

그러나 아직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세 국가의 승인은 나지 않았다. 이들 국가는 모두 필수 신고국으로 한 곳만 반대해도 합병이 무산된다. 특히 미국과 EU는 합병에 호의적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EU 집행위원회는 합병 시 유럽 노선에서 승객·화물 운송 경쟁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를 담은 중간심사보고서(SO)를 발부했다. 또 미국 법무부는 항공권 가격 상승과 여객·항공 운송 서비스 품질 저하 등의 가능성 등을 이유로 양사의 합병을 막기 위한 소송 제기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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