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방계 한익스프레스 특별 세무조사…일감 몰아주기 의혹에 주목
  • 송응철 기자 (sec@sisajournal.com)
  • 승인 2023.06.13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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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누나인 김영혜씨 일가가 소유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 최근 한익스프레스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한익스프레스 제공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 최근 한익스프레스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한익스프레스 제공

한화그룹의 방계기업인 ‘한익스프레스’가 특별 세무조사를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화그룹이 이 회사에 일감을 몰아줘 사익을 편취하도록 했다는 의혹 등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은 최근 조사4국 조사관을 서울시 서초구 한익스프레스 본사에 파견해 조사에 필요한 세무·회계 자료들을 예치했다. 조사4국은 사주나 법인의 비자금 조성 및 탈루 혐의 등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를 전담하는 부서다.

한익스프레스는 한화그룹의 방계기업으로 분류된다. 1979년 한화그룹 계열사로 설립된 한익스프레스는 1989년 한화가 보유 주식 전량(33.3%)을 태경화성에 매각하며 그룹에서 분리됐다. 태경화성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명 회사로 2009년 검찰 수사 과정에서 비자금 조성 창구로 지목받은 바 있다.

한익스프레스는 2009년 김 회장 누나인 김영혜씨와 그의 차남인 이석환 한익스프레스 대표가 경영권 지분을 확보하며 한화그룹의 특수관계기업에 포함됐다. 한익스프레스는 현재 ‘이석환 체제’로 접어든 상태다. 2021년 이석환 대표의 부친인 이재헌 전 한익스프레스 대표가 경영에서 물러났고, 지난해에는 영혜씨가 본인의 지분 전량을 김 대표 등에게 증여했다.

한익스프레스는 2020년 한화그룹 계열사인 한화솔루션으로부터 부당한 지원을 받은 사실이 적발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과 72억83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이 일로 한화솔루션은 검찰에 고발을 당하기도 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1999년 기존에 거래하던 다른 운송사와의 거래를 중단하고 운송사를 한익스프레스로 일원화했다. 그리고 이후 830억원 규모의 수출 컨테이너 물동량 전량을 한익스프레스에 몰아주면서 시세보다 현저히 높은 87억원의 운송비를 지급했다.

특히 한화솔루션은 대리점을 통해 수요처와 거래하는 경우 실질적인 역할이 없는 한익스프레스를 운송거래단계에 추가해 통행세를 수취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도 했다. 한화솔루션은 이런 부당지원 행위를 통해 10년 동안 한익스프레스에 178억원 이익을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화솔루션은 이후 공정위를 상대로 시정명령 및 과징금 납부 명령 취소소송을 제기, 오는 14일 판결을 앞두고 있는 상태다.

한익스프레스는 앞서 김승연 회장이 2011년 계열사 헐값 매각과 비자금 조성 등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도 사명이 거론된 바 있다. 이 회사는 자회사를 통해 보유 중인 동일석유 주식을 영혜씨에게 저가에 매각한 사실이 적발돼 국세청으로부터 636억원의 법인세를 부과받았다.

한익스프레스는 이번 세무조사와 관련해 “정기적인 세무조사일 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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