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은 10·4 남북공동선언 16주년인 4일 “한반도의 긴장이 갈수록 고조되는데, 그 끝이 보이지 않고 대화의 노력조차 없어 걱정이 크다”며 “다시 평화로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지난달 9‧19 평양공동선언 5주년 기념행사에 이어 윤석열 정부 대북정책을 재차 비판한 것이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은 한반도에 평화의 지도를 그리며 번영의 미래를 구상했던 10.4 남북공동선언의 의미를 되새기는 날”이라며 “10.4 선언의 담대한 구상은 우리 겨레의 소망을 담은 원대한 포부이면서 동시에 남과 북이 실천의지를 가진다면 충분히 이룰 수 있는 구체적인 목표”라고 밝혔다.

이어 “그 역사적 선언 이후 11년의 긴 공백과 퇴행이 있었지만 평화를 바라는 국민들의 염원으로 4.27 판문점 선언과 9.19 평양공동선언으로 되살아남으로써 우리가 바라는 목표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었다”며 임기 중 성과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 빠르게 악화한 남북관계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문 전 대통령은 “남북관계가 또다시 앞이 캄캄한 어두운 터널 속에 들어섰다”면서 “국민이 함께 절실하게 평화를 바라고 힘을 모으면 보다 일찍 어둠의 시간을 끝내고 밝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9·19 평양공동선언 5주년 기념행사에 직접 참석해 “파탄 난 지금의 남북 관계를 생각하면 안타깝고 착잡하기 짝이 없다”며 현 정부의 안보 정책을 작심 비판한 바 있다.

당시 문 전 대통령은 ‘평화가 곧 경제’라고 강조하며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으로 이어진 진보 정부에서 안보와 경제 성적 모두 월등히 좋았다고 주장했다. 또한 9.19 평양공동선언의 가장 중요한 성과로 ‘남북군사합의’를 꼽으며 “이를 폐기한다는 것은 ‘최후의 안전핀’을 제거하는 무책임한 일이 될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 기조를 비판했다. 윤 대통령의 ‘기울어진 외교’를 우려하며 ‘섬세한 외교 전략’이 필요하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논평을 통해 “현실과는 동떨어진 자화자찬으로 일관하는 모습이 실망스럽기 그지없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구민주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