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서 숨진 노부부, 실종 신고한 아들 구속…“마음 변해 나만 나와”
  • 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23.10.09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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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개 잡던 부모 안 보여” 실종 신고한 아들, CCTV서 홀로 빠져나와
“세상 떠나려 함께 왔다가 마음 변해”…자살 방조 혐의
경찰 로고 ⓒ연합뉴스
경찰 이미지 ⓒ연합뉴스

추석 연휴 중 안면도 갯벌에서 70대 부부가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직접 실종 신고를 했던 40대 아들을 자살 방조 혐의로 구속, 연루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태안해양경찰서는 70대 부부 갯벌 실종사건과 관련해 부부의 아들 A씨를 자살방조 등 혐의로 구속했다고 9일 밝혔다. 부부는 지난달 30일 태안군 고남면의 바닷가에서 실종됐으며 아내는 지난 1일 오전 9시40분 실종지역 인근 갯벌에서, 남편은 지난 6일 전북 군산시 연도 인근 해상에서 각각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30일 오후 1시 30분께 갯벌에서 함께 조개를 잡던 70대 부모가 보이지 않는다며 직접 실종신고를 했다. 신고를 받고 곧장 부부 수색에 나선 해경은 실종 경위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A씨가 부모와 같이 갯벌로 들어갔다가 홀로 걸어 나오는 CCTV 녹화영상을 확인했다. 해경은 이를 바탕으로 지난 3일 A씨를 숙소에서 긴급체포했다.

A씨는 해경 조사에서 “부모님과 함께 세상을 떠나려고 안면도에 왔다. 부모님은 바다로 들어가고 (나는)마음이 변해 나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은 아들이 사건에 연루됐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지난 6일 자살 방조 혐의로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해 이튿날 발부 받았다. 해경은 “A씨와 부모 모두 지역민이 아니며 추석 연휴에 안면도에 왔다. 범행 동기 등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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