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에서 3선을 한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내년 총선에서 서울 출마를 선언하면서 더불어민주당 내에도 중진들의 ‘험지 출마론’이 서서히 거론되고 있다. 당내 비명(非이재명)계에서는 자칫 자신들에게 험지 출마가 강요될까 우려하며 이재명 대표와 친명계부터 결심해야 한다고 목소리내고 있다.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1일 험지 출마론과 관련해 “친명계 의원 중 다선 의원이 아주 많고 10명이 넘을 것 같다. 그분들이 먼저 판단하고 선언해 줘야 한다”고 했다.

이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만약 당에서 험지 출마 요청이 들어오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진행자 질문에 “저는 그런 생각이 있는데, 순서가 있다고 본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그분들이 먼저 선언을 해줘야 ‘그래, 우리도 하자’고 기꺼운 마음이 생길 텐데 ‘너희 해, 우리는 이 자리 지킬 거야’라고 하면 누가 그걸 인정하겠느냐”며 “비명계 몰아내기 뿐이라고 느끼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3선 이상 의원들의 동일 지역 출마 금지는 기득권 때문에 나오는 얘기”라며 이 대표와 친명계 대표주자 정청래 수석최고위원을 거론했다. 그는 ”정 수석최고위원의 경우 연임은 아니지만 기득권은 저희보다 훨씬 세다. 이 대표도 성남에서 두 번 시장을 하고 바로 또 당 대표를 했다“며 ”이 정도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당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만일 불출마 또는 타지역으로 가는 것에 대한 선택을 해야 한다면 그 1순위는 이 대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총선 전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표 의원들에 대한 색출 및 징계 가능성에 대해서도 그는 “(이 대표가) 부결시켜달라고 얘기했던 것 자체가 오히려 해당행위로 보인다”며 “지도부 스스로가 분열의 언어를 말해왔다. 원외 혁신회의나 개딸들의 혐오에 찬 욕설에 대해 완전히 눈 감고 비명계 의원들에 대해서만 단죄한다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비명계 송갑석 의원도 비명계 중진들의 험지 출마 관측에 대해서 “비명, 친명 갈라서 (험지 출마를) 이용할 만큼 당 상황이 넉넉하지 않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송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하태경 의원의 결단을 굉장히 존중하고 옳고 그름을 떠나서 쉽지 않은 결단”이라면서 “우리 당, 범위를 좁히면 수도권 다선 의원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내년 총선에서 이 대표의 험지 출마 또는 백의종군 가능성에 관한 언급도 이어졌다. 그는 “당대표도 당의 승리에 복무해야 되는 존재”라며 “거기에 따라 대표의 거취랄지 이런 것들이 함께 이야기돼야 한다. 당의 전략이 우선이고 당의 큰 방향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수도권 승리가 중요하니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과 맞붙기 위해 이 대표가 분당이라도 가야 하나“라는 질문에도 송 의원은 ”그게 맞다면 그렇게라도 해야 한다“며 이 대표의 선당후사 정신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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