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남해안 정어리 ‘악몽’…부산에서 제주까지 집단폐사 빈발
  • 김대광 영남본부 기자 (sisa524@sisajournal.com)
  • 승인 2023.10.12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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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창원 마산합포구서 정어리 떼죽음, 10톤 추정
남해·제주·부산 앞바다서 폐사 반복, 관계당국 '정밀조사'
지난 9월 남해군 공무원과 어민들이 정어리 폐사체를 수거하고 있다. ⓒ남해군

부산에서 제주까지 남해안 일대에서 정어리가 집단 폐사하는 상황이 반복되는 가운데 경남 창원에서 또 다시 정어리 떼죽음 신고가 접수돼 관계당국이 추가 폐사 가능성 등을 주시하며 원인 규명에 나섰다.

창원시는 10월11일 오전 9시 마산합포구 3·15해양누리공원 인근에서 정어리 집단 폐사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현재 공무원 등이 수거에 들어간 상태로, 아직 물 밑에 가라앉아 있는 정어리가 많아 완전 수거까지는 1~2일 정도가 더 소요될 전망이다. 시는 전체 폐사량을 10톤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정어리 집단 폐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1일 남해군에 따르면 지난달 23일부터 26일까지 설천면 동흥방파제 인근 해안에서 5톤에 달하는 정어리 떼가 집단 폐사했다. 당시 경남수렵인 참여연대 남해지회가 현장을 둘러보다 정어리 떼죽음을 발견했고 곧바로 군에 신고했다. 이에 남해군은 공무원 120명과 어민 20명, 어선 2척, 트랙터 2대, 경운기 1대 등을 동원해 정어리 폐사체를 수거했다.

남해군 관계자는 "지난달 정어리 집단 폐사가 발생했다. 정어리 사체가 해안으로 밀려와 긴급하게 전량 수거조치 했다"며 "현재 정확한 원인을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또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지난 6월4일 제주 앞바다와 같은 달 14일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정어리 집단 폐사가 목격됐다. 지난해의 경우 창원시 진해만을 중심으로 정어리 집단 폐사가 발생했는데 올해는 부산과 남해, 제주까지 범위가 확산된 셈이다. 지난해 9∼10월 한 달여 동안 창원 마산만과 진해만 일대에서 수거한 폐사체만 226톤에 달했다.

정어리 집단 폐사가 반복되면서 바다를 끼고 있는 지자체들은 예찰을 강화하는 등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추가 집단 폐사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힘들게 전량을 수거해도 문제는 또 남는다. 폐사체는 수거 후 소각장으로 보내지는데 양이 너무 많으면 소각 자체도 쉽지 않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악취는 해안가 주민들에게 2차 피해를 준다.

한편 국립수산과학원은 창원 앞바다 정어리 집단 폐사 원인 분석에 들어갔다. 폐사 현장에 대한 질병 검사와 산소포화도 조사를 진행 중이며 해조류 분석을 통해 정어리떼 이동 동선도 파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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