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연휴? 특검 표결 후? 총선 후?…김건희 여사는 다시 등장할까
  • 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24.01.15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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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문불출 한 달…당내서도 ‘김건희 리스크’ 우려 한목소리
총선까지 잠행 유력…제2부속실 설치‧재표결 이후 등 의견도
폴란드를 공식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7월13일(현지 시간) 바르샤바 대통령궁에서 열린 공식 만찬에서 연주회 안내자료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br>
폴란드를 공식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7월13일(현지 시간) 바르샤바 대통령궁에서 열린 공식 만찬에서 연주회 안내자료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br>

김건희 여사가 정확히 한 달째 두문불출하고 있는 가운데, 김 여사의 재등판 시기를 두고 전망이 분분하다. 이르면 설 연휴부터 국회 특검법 재표결 시점, 4월 총선 이후 등 여러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다만 김 여사에 대한 국민적 반감이 큰 만큼, 총선까진 다시 모습을 보여선 안 된다는 여론이 여권 내 우세하다.

김 여사가 공식 석상에 모습을 나타낸 건 지난 달 15일 윤석열 대통령과 네덜란드 국빈 방문을 마치고 귀국했을 당시가 마지막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김 여사가 공식 일정을 소화한 이래 최장 기간 잠행이다.

김 여사는 봉사활동‧종교행사‧신년인사회 등 역대 영부인들이 통상적으로 참여해 온 연말연초 일정들도 모두 불참했다. 지난달 29일 윤 대통령이 한남동 관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오찬을 했을 때 동석했던 사실이 전해졌지만, 이후 대통령실이 공개한 사진 자료 어디에도 김 여사는 빠져 있었다. 김 여사가 주력해 온 이른바 ‘개 식용 금지법’이 지난 9일 국회를 통과했을 때도 메시지를 내지 않았다. 김 여사는 그동안 관련 일정을 여러 차례 소화하며 “임기 내 개 식용 종식을 이뤄내겠다”고 약속하는 등 강한 의지를 드러내온 바 있다.

 

쌓이는 ‘김건희 리스크’에 與 내부서도 폭발

이러한 잠행은 지난달 28일 김 여사 특검법(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관련)이 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하고 이후 대통령 거부권 정국으로 이어지고 있는 데 대한 영향으로 해석된다. 특검을 거부하는 데 따른 여론 부담이 크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여사 특검과 관련한 국민적 반감은 각종 지표로 나타나고 있다. 새해를 맞아 발표된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김 여사 특검에 대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반대’하는 응답이 전부 과반을 훌쩍 넘겼다. 여기에 이른바 ‘명품 가방 수수 의혹’까지 덮쳐 여론은 한층 싸늘해졌다. 최근엔 김 여사와 모친 최은순씨가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로 총 22억9000만원의 이익을 얻었다는 내용의 검찰 의견서까지 공개됐다. 이처럼 ‘김 여사 리스크’가 하나 둘 중첩되면서 야당은 특검에 대한 압박을 날로 강화하고 있다.

여권에서도 ‘총선 전 김 여사 리스크를 털고 가야 한다’는 의견이 모아진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들어 이러한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터져 나오기 시작하면서 대통령실도 곤혹감을 내비치고 있다. 대표적으로 김경율 비상대책위원은 지난 8일 “모두 다 그걸(김 여사 리스크를) 알면서도 말을 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리스크를 잠재울 수 있는 제2부속실과 특별감찰관은 당연하고 플러스 알파도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로선 대통령실과 여당이 합의한 대안은 김 여사는 공식 관리할 ‘제2부속실 설치’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특검 거부권 행사 이후 제2부속실 설치를 위한 실무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여당도 여기에 동조하며 힘을 싣고 있다. 여기에 대통령 친인척을 감시‧관리하는 특별감찰관도 임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내부에서 계속 제기되고 있다.

1월5일 오전 국회 본청 계단에서 야 4당 ‘김건희·50억클럽 특검거부 규탄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br>
1월5일 오전 국회 본청 계단에서 야 4당 ‘김건희·50억클럽 특검거부 규탄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br>

정부‧여당, ‘김 여사 총선까진 칩거’로 합의?

하지만 이 정도 조치만으로 총선을 앞두고 여론을 충분히 달랠 수 없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이 때문에 여권에서는 김 여사가 총선 이후까지 지금처럼 두문불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취재에 따르면, 여당에서 당내 우려를 종합해 이 같은 요구를 제기했으며, 대통령실도 일정 부분 동의했다. 현재로선 총선까지 김 여사가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이 유력한 것이다. 여권의 핵심 관계자는 “김 여사가 여러 사정들을 감안해 4월 총선이 끝날 때 까지는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여권에는 언제까지 김 여사를 숨겨두며 수세적으로 나갈 수만은 없다는 입장도 있다. 총선 전 적절한 시기에 김 여사가 자연스럽게 재등장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그 시기로, 빠르면 설 연휴여야 한다는 요구도 있지만, 설 밥상에 김 여사가 오르내리는 것은 부담인 만큼 설 이후가 돼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일각에선 대통령실이 제2부속실 설치를 완료한 이후가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철저히 관리‧감시되고 있는 ‘공식 일정’이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김 여사 특검 법안이 국회서 재의결이 이뤄진 다음, 김 여사가 재등장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재의결의 경우 여야가 날짜를 합의하지 못해 그 시점은 미정이다. 다만 국민의힘 내 이탈표가 상당수 나온 경우 김 여사의 복귀는 더욱 미뤄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로선 설 연휴 이후 열리는 본회의에 가서야 특검 법안에 대한 국회 재의결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제2부속실 설치는 특검을 피하기 위한 꼼수”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왜 김 여사 앞에서만 작아지나” 등 연일 대여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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