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없는 사람들

월드컵 열기가 여전하다. 자살 골을 넣은 불운한 선수를 사살한 사건마저 일어났으니 열기라기보다 광기라고 불러야 할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콜롬비아의 축구 선수 에스코바르가 피살됐다는...

‘가마우지 경제’의 족쇄

나라마다 다른 상식이 있다. 우리의 상식 가운데 하나는 ‘경제는 성장한다’는 것이다. 한 세대 이상의 고도성장에 익숙해진 결과 성장은 아이들이 크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현상이 돼버렸...

우리들의 아파르트헤이트

얼마 전 서울에서 〈우자, 알버트!(Woza, Albert!)〉라는 연극이 공연됐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무대로 단 두 명의 배우가 각각 10여 명의 고통 받는 흑인 역을 해냈다. ...

자전거 도둑과 성적 도둑

영화는 여전히 우리 시대의 강력한 설교자이다.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쉰들러 리스트〉의 경우도 그렇다. 영화를 통해 실재 인물 쉰들러는 신화로 다시 태어난다. 그러므로 유태인 1...

금메달과 애완견

아리스티포스는 유쾌한 철학자였다. 고대 그리스의 소피스트였던 그는 독설로도 유명했다. 술을 많이 마셔도 취하지 않는다고 자랑하는 사내에게 “그건 당나귀도 할수 있네”라고 면박을 준...

'물의 위기'와 '인식의 위기'

콜럼버스가 황당무계한 향해 계획을 들고 스페인 왕에게 매달렸을 때 한 대신이 이렇게 거들었다고 한다. "위험은 작고 잠재적 소득은 큽니다."경제학에서 말하는 합리적 인간을 가정한다...

보이지 않는 손의 복수

‘아라비아의 로렌스’알려진 영국의 모험가 T.E.로렌스에 관한 일화. 언젠가 그는 아라비아인 12명을 데리고 파리에서 열리는 박람회에 참석했다. 일정을 무사히 끝내고 중동으로 돌아...

시론 - ‘경제 대통령’과 투명한 정치

돈을 빌려주면 이자를 받는 것이 상식이다. 그러나 이러한 상식이 어느 시대 어느 나라에나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가령 중세 초기의 서양에서 이자를 받는 것은 중대한 범죄...

진흙 속 연꽃을 기대한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고 한다. 그러나 어느 시대에나 사람들이 혐오하는 직업이 있었다. 고대 이스라엘에서 상인도 백안시되는 직업이었다. 나라에 따라서는 배우 가수 무희가 ‘부도덕한’...

“중국에 더 많은 투자를”

중국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공산주의 종주국 소련이 맥없이 해체되고 러시아인들이 시장경제 도입이라는 고통스러운 실험을 계속하는 동안 또 하나의 공산 거인 중국은 점진적 개혁을 견지...

뷔리당의 나귀와 서산 나귀

역사적으로 명성을 날리는 나귀가 몇마리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뷔리당의 나귀’이다. 중세 프랑스 철학자 장뷔리당은 인간의 자유의지를 부정하고 인간의식의 심리학적 결정론을 주장하...

선거경제와 ‘보이는 손' 외국의 한 연구소는 한국경제의 알맹이 없는 과열이 선거를 의식한 정부에 기인한다고 지적했다.

얼마 전 어느 일간지 외신면에 흥미있는 글이 실렸다. 내년에 선거를 치르는 미국의 부시 대통령 재선은 선거를 앞둔 9개월 동안의 경제성과에 달렸다는 연구결과가 소개됐다. 예일대 경...

“금전 타락선거에 철퇴를”

13대 국회가 저물어가고 있다. 새해에는 국회의원·지방자치단체장·대통령선거가 줄지어 기다린다. 멀지않아 ‘정치와 선거의 계절’ 열기가 본격적으로 달아오를 참이다. 국회가 가장 큰 ...

“경박한 자가 장님을 이끈다”

19세기 독일의 시인 괴테에 관해 이런 얘기가 전해진다. 그는 신문을 나온 날짜에 읽는 법이 없었다. 나온 지 한달 뒤에야 읽었다. 일부러 ‘舊聞’이 되기를 기다렸던 셈이다. 이렇...

‘킬링 필드’에 보이 오고 잇다.

낡은 소련제 쌍발 프로펠러 여객기를 타고 시엠 리압공항에 내렸을 때 무엇보다 먼저 눈에 띈 것은 군인들이었다. 연두색 군복을 입은 1개 소대쯤 되어보이는 중무장 군인들이 나지막한 ...

고르비는 몰라도 金龍德은 안다

캄보디아 사람들은 대부분 ‘코리아’를 모른다. 서울올림픽에 관해 들어본 사람도 거의 없다. 프놈펜 시내의 담배소매상 가운데는 한국산 ‘88’담배를 파는 곳도 있지만 88년의 올림픽...

잠롱시장 ‘빈민돕기’ 바쁜 나날들

태국 수도방콕의 교통체증은 심각하다. 시내 서쪽 딘소거리의 시청청사에서 아침 8시30분에 잠롱 스리무앙 시장을 만나기 위해 시내 동쪽 람캄행 거리의 숙소를 떠난 것은 6시30분경이...

‘관객민주주의 시대’의 우울

고르바초프가 시골길을 걷다가 멜론 한 개를 들고 가는 노인을 만났다. 고르바초프는 마침 배가 고팠으므로 노인에게 멜론을 팔라고 청했다. 노인은 과일을 땅 위에 놓더니 외쳤다, “그...

“내각제 개헌은 불가능”

OOO 정무제1장관. 그는 다소 독특한 행적을 그려온 정치인이다. 이해관계에 따라 이합집산이 거듭돼온 정치판에서 그는 우직하리만큼 의리를 지켰다. 金泳三씨가 이끄는 대로 70년대와...

崔珏圭 부총리

다소 진부한 표현을 빌리면 물가는 '경제의 체온계'이다. 80년대에 비교적 안정되어 있던 물가가 지난해에는 9.4%나 상승했고 올해 들어서는 한 자리수 유지가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