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패배감 달래던 임시 수도의 정부청사
  • 소종섭 기자 (kumkang@sisapress.com)
  • 승인 2006.10.27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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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문화재 제41호 부산 임시수도 정부청사는 아픈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부산 지역의 대표적 건축물이다. 한국전쟁 당시 이 건물에서 정부의 모든 행정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1923년 처음 건물을 지을 때는 병원으로 쓰기 위해 설계했으나, 공사 도중 경남도청으로 용도가 바뀌어 1925년 준공되었다.

한국전쟁이 일어난 뒤 1950년 8월18일 정부가 부산으로 피난하면서 이 건물은 임시수도 정부청사가 되었다. 본관은 정부청사, 상무관은 국회의사당, 도지사 관저는 대통령 관저가 되었다. 그해 9월28일 서울이 수복되어 10월27일 환도할 때까지였다. 1951년 1·4후퇴로 부산이 다시 임시수도가 되어 1953년 7월27일 휴전협정으로 서울에 환도할 때까지 이 건물은 다시 한번 정부청사 역할을 했다. 이후 경남도청·부산지방법원과 부산지방검찰청 본관으로 사용되다가 2002년 동아대학교로 소유권이 넘어갔다.

일본인이 건축한 이 건물은 르네상스식이 변형된 서양식 건물이다. 엄격한 좌우 대칭을 이루고 있어 건축적으로도 아름다운 편이다. 남북 분단의 아픔을 온몸으로 겪은 이 건물이 앞으로 박물관으로 바뀌면, 지역 문화의 중심으로 거듭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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