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 여론, 대전일보가 이끈다
  • 조현주 기자 (cho@sisapress.com)
  • 승인 2011.05.29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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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대표 언론’ 1위에 꼽혀…중앙 언론인 KBS·MBC가 2·3위 차지

▲ 대전일보 편집국 내부. ⓒ대전일보 재공


충청 지역 전체를 대표하는 언론사로 대전일보가 1위에 꼽혔다. <시사저널>이 여론조사 전문 기관인 ‘한국사회여론연구소’에 의뢰해 충청·강원 지역에 사는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5백명을 대상으로 5월21일과 22일에 걸쳐 실시한 전화 면접 여론조사에서 ‘지역을 대표하는 언론사는 어디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충청 지역 주민 전체의 19.2%가 대전일보를 꼽았다. 대전일보는 특히 대전 지역에서 38.6%의 압도적 지목률을 나타냈다.

중앙 언론인 KBS(18.2%)와 MBC(13.5%)가 각각 2, 3위로 지역에서도 강세를 나타냈지만, 4~8위는 지역 언론이 차지했다. 충청일보(9.8%), TJB(대전방송, 8.5%), CJB(청주방송, 5.8%), CMB(충청방송, 4.6%), 중도일보(4.5%) 순으로 나타났다.

61년 역사 동안 굵직한 특종 다수 선보여

지역별로 살펴보면 대전 지역에서는 1위를 한 대전일보에 이어 TJB(25.7%), MBC(21.9%), KBS(14.0%), CMB(11.4%)를 순차적으로 꼽았다. 충남 지역에서도 마찬가지로 대전일보가 19.9%의 지목률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KBS(16.8%), 3위는 MBC(9.6%)가 차지했다. 충청일보가 9.5%로 4위에 올랐다. 충북 지역은 대전·충남 지역과 다른 양상을 나타냈다. KBS가 23.9%의 지목률로 1위에 오른 가운데, CJB(17.9%)와 충청일보(14.2%)가 그 뒤를 이었다.

한국전쟁이 발발한 1950년에 전시 속보판으로 창간한 대전일보는 올해로 61년의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61년의 세월 동안 대전일보는 굴곡진 여정을 걸어왔다. 대전일보는 1975년 5월1일 신문사로서는 처음으로 국세청 본청으로부터 세무조사를 받았다. 유신 시절 정권에 협조하지 않는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1989년 6월에는 노사 분규로 인한 전면 파업으로 신문 발행이 중단되는 위기도 겪었다. 물론 영광의 순간도 있었다. 대전일보는 ‘오대양 사건’과 ‘국보 287호 백제금동대향로 발견’ 등의 특종 보도를 해 국내외에서 크게 주목되기도 했다.

대전일보, 충북에서는 충청일보에 밀려

대전일보는 지역 밀착형 보도와 지역 발전을 위한 ‘어젠다’를 제시하는 것을 강점으로 꼽았다. 대전일보의 송광석 편집국장은 “그동안 우리가 해결한 지역 현안이 많다. 수년간 대전동물원의 필요성을 이야기해 동물원이 만들어졌다. 둔산대공원 역시 대전일보의 끈질긴 보도로 조성된 것이었다. 1980년대 말 대전 둔산지구 개발 당시 호수공원 조성 계획이 마련되었지만 추진 과정에서 공원 구역이 축소되고 나머지는 택지로 변경된 사실을 폭로했었다. 최근에는 태안 신두리 사구의 보전을 이끌어내는 성과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대전일보의 주 독자층은 40대이다. 앞으로 20~30대로까지 독자층을 넓히기 위한 노력을 더욱 기울일 계획이다. 송국장은 “현재의 대전일보가 다소 ‘중도 보수’ 성향에 가깝다 보니 독자층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그렇지만 대전일보는 불의에는 항상 강력히 저항한다. 예전에 세무 사찰을 받은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앞으로 뉴미디어 시대에 걸맞게 방송 참여 등으로 젊은 독자층을 끌어들이겠다”라고 밝혔다.

대전일보가 대전·충남 지역에서의 높은 인지도에 비해 충북 지역에서는 거의 주목받지 못하는 반면, 충청일보는 충북에서 3위, 충남에서 4위, 대전에서 7위에 오르는 등 충청 전 지역에 걸쳐 고른 인지도를 나타냈다. 충청권 전체에서도 4위에 오르는 등 대전일보와 함께 충청 지역 대표 신문사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양상이다.

충청일보는 1946년 창간된 국민일보를 전신으로 하고 있어 올해로 창간 65주년을 맞는, 충청 지역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신문이다.  


▲ 강원일보 편집국 내부. ⓒ강원일보 제공

강원 지역 주민들은 ‘강원을 대표하는 언론’으로 강원일보를 지목했다. 39.4%라는 압도적인 지목률을 나타냈다. 강원일보는 13.4%의 지목률로 공동 2위에 오른 MBC와 GTV(강원민방)를 가볍게 제쳤을 뿐만 아니라, 그 뒤를 이은 지역 신문사인 강원도민일보(12.2%)도 큰 차이로 따돌렸다. 그 밖에 KBS(10.8%)와 강원방송(7.4%) 등이 5, 6위로 이름을 올렸다.

강원일보는 1945년 독립운동 조직인 ‘문화동지회’에서 창간했다. 그동안 한국신문상 대상을 4차례나 수상하는 등 지역 언론으로서 독보적인 입지를 자랑해왔다. 강원일보는 ‘지역 현안에 대한 집중 보도’와 ‘지역 현안에 대해 대책까지 마련하고자 하는 활동상’ 등을 강점으로 꼽았다. 강원일보의 최병수 편집국장은 “강원 지역에는 재해가 많다 보니 대형 재해의 경우는 특히 집중적으로 보도한다. 20명의 기자를 한꺼번에 투입한 적도 있었다. 2001년에는 ‘영동 지역 산불 재앙’ 보도로 한국기자상과 한국신문상을 동시에 거머쥐었다. 지난 2009년에는 정부가 원주-강릉전철 복선 전철을 단선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의혹을 단독 보도한 바 있다. 결국 보도 하나로 강원 지역에 대한 정부 정책이 바뀌었다. 그 밖에 춘천-속초 간 고속전철 예산이 30억원이나 깎인 것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어 여론을 환기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물론 지역 언론이기 때문에 겪는 어려움도 적지 않다. 최국장은 “사실 강원 지역에 기사가 많은 편도 아니다. 게다가 강원권에는 기업이 적다 보니 광고로 수익을 내기도 그렇고 재정적으로도 어려움이 크다. 강원일보는 현재 전국 지역 신문 가운데에서 4위권인데도 사정이 이러하다. 지역 신문에 대한 정부의 한시적인 지원은 있지만 사실 명분용에 그치고 있다. 내부적으로도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정부 차원에서 더 현실적인 대책을 마련해주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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