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어려운데 한세그룹 오너 일가는 고배당 ‘펑펑’
  • 이석 기자 (ls@sisajournal.com)
  • 승인 2020.07.16 10:00
  • 호수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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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예스24홀딩스․한세실업 등 3년간 각각 수백억원대 배당 논란

한세그룹은 지난 2009년 일찌감치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한세예스24홀딩스를 세우고, 의류사업부문을 분할하면서 오너 일가→지주사→사업회사로 이어지는 수직 계열화를 완성한 것이다.

이후 창업주인 김동녕 회장과 2세들의 지배력은 더 커졌다. 최대주주는 김 회장의 장남인 김석환 부회장으로 25.9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뒤를 이어 차남인 김익환 부회장이 20.76%, 김동녕 회장이 17.61%, 막내딸인 김지원 대표가 5.19%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특수관계인이 가진 지분까지 모두 합하면 오너 일가의 지분율은 79.96%에 이른다.

그래서일까. 한세그룹은 매년 고배당 정책을 유지하면서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의류 및 패션사업의 실적 부진 여파가 그룹 전체로 전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 이익 규모를 훌쩍 뛰어넘는 무리한 배당을 통해 ‘오너 배 불리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시사저널 포토
(왼쪽부터)김석환 예스24 대표·김익환 한세실업 대표·김지원 한세엠케이 대표ⓒ시사저널 포토

고배당 정책으로 오너일가 호주머니 ‘두둑’

지주회사인 한세예스24홀딩스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2조7710억원의 매출과 977억원의 영업이익, 3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는데, 배당급으로 98억원을 지급했다. 배당성향은 311%로 지난해 코스피 상장사 평균치인 41.25%를 크게 웃돌고 있다. 최근 3년간 지급한 배당금 총액도 271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이 회사의 당기순이익 규모가 181억원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고액 배당’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세실업의 경우 상황이 더하다. 이 회사는 2017년과 2018년 각각 176억원을 배당했고, 지난해에는 규모를 늘려 196억원을 배당했다. 그 이익이 지주회사인 한세예스24홀딩스를 통해 오너 일가의 호주머니에 들어가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문제는 최근 한세그룹 계열사의 경영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점이다. 막내딸이 운영하는 한세엠케이의 실적 부실이 나머지 계열사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실제로 한세엠케이의 지난해 매출은 3075억원으로 최근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한세엠케이 주가는 지난해 5620원에서 올해 2660원(7월8일 기준)으로 50% 이상 하락했다.

한세엠케이의 모회사인 한세실업도 덩달아 피해를 입었다. 한세실업은 지난 2017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이 감소하는 역성장을 경험했다. 이후 소폭이나마 매출은 늘고 있지만 영업이익은 전성기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한때 9~10%대에 이르던 영업이익률은 현재 3% 전후를 오르내리고 있다. 그나마 2018년과 2019년에는 각각 498억원과 17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최근 1년간 한세실업의 주가도 50% 가까이 하락했다.

바로 김익환 부회장이 대표로 취임한 해부터 회사 실적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동생이 운영하는 회사의 실적 부진까지 겹치면서 김 부회장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오너일가는 고배당 정책을 이어오고 있다는 점에서 뒷말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한세그룹 측 “적극적 배당은 정부 권고사항”

이와 관련해 한세그룹 측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룹 관계자는 최근 언론을 통해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적극적 배당은 정부의 권고사항”이라면서 “매출의 성장 추이와 향후 수익성, 업계 특성 등을 고려해 배당한다. 단기간 이익 규모와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룹 내부에서는 다른 시각도 나오고 있다. 배당액이 가장 높은 한세실업의 경우 지난해 직원 1인당 평균 급여액이 6592만원으로 전년(6877만원) 대비 소폭 하락했다. 한세엠케이의 경우 지난해 1인당 급여액이 5200만원으로 전년(4800만원) 대비 소폭 상승했다. 하지만 급여가 늘어난 만큼 직원 수가 감소했다는 점에서 같이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내부적으로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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