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색깔론 총공세에 “주체사상 신봉자 아니다”
  • 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20.07.23 12:0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우리의 국부는 이승만 아닌 김구”
“북·미의 시간을 남북의 시간으로 되돌릴 것“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야권의 색깔론 공세에 "주체사상 신봉자가 아니다"며 정면으로 맞섰다. 사상 검증이 이어지자 "이승만 대통령이 국부라는 주장에는 솔직히 동의하기 어렵다"며 "우리의 국부는 김구"라는 개인의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이 후보자는 23일 오전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이승만 정부는 괴뢰정권이냐'는 박진 미래통합당 의원의 질의에 "국민이 선출한 선거를 통해서 정부가 세워졌기 때문에 그 실체적인 진실을 바라볼 때 괴뢰정권이라는 주장에는 거리를 두고 있다"면서도 "독재적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해 비판이 많고 독립운동 과정에서 타협한 부분과 비타협한 부분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고 덧붙였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참석했다. ⓒ연합뉴스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참석했다. ⓒ연합뉴스

“사상적 전향 선언한 적 있느냐” “온당치 않은 질문”

이어 태영호 통합당 의원이 이 후보자에게 '주체사상과 관련해 전향을 했느냐' 물으며 그의 사상성을 검증하는 듯한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태 의원은 "남한의 주체사상 신봉자가 대단히 많다. 전대협 조직에서는 김일성 초상화에 인사하며 남조선 해방을 위한 교리를 다진다는데 그런 일이 있었나"며 '사상적 전향을 선언한 적 있는지' 물었다. 이에 이 후보자는 "그런 일 없었다"며 "사상 전향은 태 의원처럼 북에서 남으로 왔을 때 해당되며 난 그런 사람은 아니지 않나"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아무리 청문위원으로서 물어본다고 해도 온당하지 않은 질의내용이며, 또 그런 질문을 하는 것은 아직도 태 의원이 남쪽의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태 의원의 질의 이후 여당 의원들 또한 일제히 불쾌감을 드러냈다. 외통위 여당 간사인 김영호 민주당 의원은 "방금 태 의원이 질문한 내용은 굉장히 유감스럽다"며 "대한민국 출신의 4선 국회의원을 지낸 통일부 장관 후보에게 주체사상을 포기했나, 전향했느냐는 질문을 하는 것은 국회를 모욕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 후보자는 청문회 모두발언에서부터 현재 멈춰 있는 남북관계의 회복에 대해 거듭 강조했다. 그는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가 남북관계 발전과 북핵문제 해결을 연계시키지 않고 병행함으로써 국제사회를 설득하고 북한의 협조를 이끌어 낸 경험에 주목해야 한다"며 "병행 진전의 출발점은 남북관계 복원이다. 그러면 남북관계의 동력에 힘입어 북·미 관계도 진전될 수 있으며 실질적으로 선순환을 실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미의 시간'을 이제 '남북의 시간'으로 되돌려 놓기 위한 방법으로 "주도적이고 대담한 변화를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그 방법으로는 "창의력과 상상력을 가지고 새롭게 접근해야 한다. 해야 하는 일이 있다면 과감히 결단하고 쉼 없이 부단히 시도하려는 의지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특히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국민 의견 수렴은 물론, 야권과의 대화 의지를 거론하며 "이해와 공감에 이르지 못하더라도 역대 가장 소통하는 통일부 장관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