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대 선 NY] 가장 공 들이는 ‘메시지’의 총괄은?
  • 박창민 기자 (pcm@sisajournal.com)
  • 승인 2020.09.0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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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출신 이낙연 대표, 메시지 실장에 기자 출신 박래용 전 경향신문 논설위원 발탁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실에서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의 예방을 받고 인사말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실에서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의 예방을 받고 인사말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기자 출신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신임 당대표가 지난달 30일 자신의 메시지 실장으로 박래용 전 경향신문 논설위원을 임명했다. 박 실장은 당대표이자 차기 대권주자로서 이 대표의 대국민 및 대언론 메시지를 가다듬는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의 이번 당대표 수락 연설문은 박 실장의 작품이다. 이 대표는 당대표 수락 연설에서 “이 고통은 얼마간 더 커질 것입니다. 실업자는 늘고, 여러분의 삶은 더 고달파질 것입니다. 소득은 떨어지고 기업의 도산은 속출할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지금, 땀과 눈물과 (약 10초간 정적) 고통을 요구받고 있습니다”라고 울먹이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해 화제가 됐다.

박 실장은 1990년 경향신문에 입사해 사회부장, 정치부장, 편집국장, 논설위원 등을 역임한 30년 경력의 언론인이다. 지난 2월 경향신문 사장 선거에 나서 17표 차이로 낙선했다. 올해 6월까지 경향신문 논설위원으로서 기명칼럼을 썼다.

더불어민주당 신임 메시지실장에 임명된 박래용 전 경향신문 논설위원.
더불어민주당 신임 메시지실장에 임명된 박래용 전 경향신문 논설위원.

 

이 대표와 인연은 박 실장이 정치부 일선 기자로 일하던 김대중·노무현정부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선자이던 시절 그 대변인을 맡았는데 당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를 취재하던 박 실장과 자주 마주쳤다고 한다. 이후 여권이 노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열린우리당과 그렇지 않은 민주당으로 갈라지고 이 대표가 민주당을 선택했을 때  박 실장이 민주당 출입기자로서 이 대표를 취재한 것으로 전해진다.

박 실장 영입은 이 대표 주변에선 의외 또는 파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무총리 시절부터 이 대표의 연설문을 담당한 이제이 보좌관이 이 대표 메시지를 총괄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박 실장을 등용한 건 변화를 주고 싶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이 대표는 국무총리 시절에도 기자 출신을 자신의 비서실장(차관급)으로 기용한 바 있는데, 그만큼 기자의 ‘역량’에 대한 믿음이 크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경향신문 노조가 편집국장을 지낸 박래용 전 논설위원의 더불어민주당행에 유감을 표했다. 전국언론노조 경향신문지부는 지난 1일 발표한 성명에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신임 당대표는 메시지실을 신설하고 실장에 박 전 논설위원을 임명했다”며 “조합원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편집국장, 논설위원, 사장 후보까지 역임한 막중한 중량감을 고려하면 경향신문이 추구해온 정치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은 손상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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