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선’ 직격탄 맞은 부·울·경…피해 속출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0.09.07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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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 침수에 정전·도로 통제…오전까지 최대 고비
울산 태화강·부산 하천 범람 위기
낙동강 하구 수문 열고 저지대 주민 대피
태풍 하이선이 북상 중인 7일 오전 부산 광안리 일대에 높은 파도가 몰아 치고 있다. ⓒ 연합뉴스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북상 중인 7일 오전 부산 광안리 일대에 집채만한 파도가 몰아 치고 있다. ⓒ 연합뉴스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동해안을 따라 북상하면서 길목에 있는 부산·울산을 비롯한 남부지방이 직격탄을 맞았다. 곳곳에서 강풍으로 인해 가로수와 구조물이 쓰러지고 간판 등이 낙하하면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기상청은 하이선이 7일 오전 6시 기준 중심기압 955hPa, 중심최대풍속 144km/h의 강한 태풍으로 부산 남쪽 약 120㎞ 부근 해상에서 시속 41㎞의 속도로 북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전 부산 남쪽 해상까지 올라온 하이선으로 부·울·경 지역은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7일 오전 8시 기준 부산소방본부는 피해 신고가 쏟아져 150건 가까이 출동했다. 이날 오전 4시28분께 남구 문현동에서는 가로수가 쓰러졌고, 영도구 동삼동에서는 신호등이 강풍에 꺾였다. 부산 서구 한 도로에서는 주택가 옥상에 떨어진 물탱크가 발견되기도 했다. 

울산소방본부에는 오전 7시 기준 총 223건의 피해신고가 접수됐고, 태화강이 범람 위기에 놓이면서 주민들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바람이 거세지면서 이날 오전 5시43분께 남구 달동 한 건물에서 간판이 낙하해 소방당국이 긴급조치에 나섰다. 오전 5시46분께 남구 무거동과 오전 6시7분께 중구 성안동에서는 도로의 가로수가 쓰러져 소방당국이 안전조치에 들어갔다. 현대자동차 울산5공장과 현대모비스에도 일시 정전이 발생해 한전에 복구에 나섰다. 현대중공업은 전 직원이 오전을 휴무하고 오후부터 업무에 복귀하기로 했다.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북상한 7일 오전 부산 해운대 엘시티 앞 횡단보도에 신호등이 강풍에 부서져 있다. ⓒ 연합뉴스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북상한 7일 오전 부산 해운대 엘시티 앞 횡단보도에 신호등이 강풍에 부서져 있다. ⓒ 연합뉴스

도로 통제도 속출했다. 만조가 겹쳐 하천 범람 위험이 커진 부산은 거가대교, 광안대교, 부산항대교 등 해상교량은 물론이고, 동래구 수연교, 연안교, 세병교 등 내륙 하천 도로 등 23곳이 통제됐다. 강서구 미음 터널 주변은 사면이 붕괴해 창원∼부산 간 도로가 전면 통제됐다.

부산김해경전철과 동해선은 이날 오전 5시 첫차부터 운행이 중지됐고, 경부선 일부 구간 운행도 중지됐다. 부산도시철도 1∼4호선 전동차와 시내버스는 정상운행하고 있지만, 도시철도 지상 구간은 40㎞로 서행하고 있다.

태풍이 부산에 가장 근접하는 시점 출근 시간과 겹치면서 교통 혼잡도 빚어졌다. 곳곳이 통제 구간인 데다가 차들이 한꺼번에 몰려나오면서 부산을 비롯한 남부지방 일부 도로는 주차장으로 변했다. 

부산시는 남구와 연제구 저지대 주민들에게 침수에 대비해 차량 이동과 주민 대피 등 안전에 유의하라는 문자를 보냈다. 부산시에 따르면 현재 동천과 온천천, 수영강 일부 구간은 하천이 위험 수위를 넘어선 상황이다. 낙동강의 경우 하굿둑 수문을 이날 오전 6시10분을 기해 완전히 개방됐다. 

7일 오전 태풍 하이선 영향으로 많은 비가 내리면서 울산 태화강 둔치가 물에 잠겼다. ⓒ 연합뉴스
7일 오전 제10호 태풍 '하이선' 영향으로 많은 비가 내리면서 울산 태화강 둔치가 물에 잠겼다. ⓒ 연합뉴스

경남도는 7일 오전 7시 현재 도내에서는 400여 가구, 600여 명의 주민이 대피한 것으로 파악했다. 제주국제공항에서는 전날 17편의 항공기가 결항한데 이어, 이날 오전 운항 계획이 잡혔던 241편의 항공편이 결항됐다. 우수영·목포·녹동·완도·부산·가파도(마라도) 등을 잇는 제주 기점 9개 항로 15척 여객선 운항도 모두 통제됐다.

기상청은 하이선이 오전 9시께 부산에 최근접 한 뒤 동해안을 따라 북상해 정오께 강릉 남동쪽 약 150㎞ 부근 해상을 거쳐 8일 0시께 북한 청진에 상륙한 뒤 점차 소멸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이선 영향으로 이날 전국 대부분 지역이 흐리고 비가 오겠으며, 중부지방은 오후 들어 차츰 비가 그칠 것으로 보인다.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북상 중인 7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일대에서 시민들이 힘겹게 걸어가고 있다. ⓒ 연합뉴스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북상 중인 7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일대에서 시민들이 힘겹게 걸어가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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