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둘러싼 ‘검은 돈’ 의혹 “IOC 위원 아들에 36만 달러 송금”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0.09.21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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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컨설팅 업체, 라민 디악 당시 IOC위원 아들 회사에 금품 전달 정황
3월16일 일본 도쿄의 올림픽 오륜 조형물 앞을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EPA 연합
3월16일 일본 도쿄의 올림픽 오륜 조형물 앞을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EPA 연합

일본이 2020 올림픽 개최지 선정 과정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의 아들에게 뇌물을 건넸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21일 일본 아사히신문 등 현지 언론은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유치위원회(유치위)의 컨설팅 업무를 맡았던 싱가포르 업체 블랙타이딩스(BT)가 라민 디악(87) 당시 IOC 위원의 아들 파파맛사타 디악(55)과 그의 회사에 36만7000달러(약 4억2000만원)를 보낸 사실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구체적으로는 2013년 8월27부터 2014년 1월27일까지 파파맛사타가 보유한 러시아 계좌에 BT 측이 약 15만 달러를 송금한 것으로 드러났다. BT는 또 파파맛사타와 관련된 회사인 PMD컨설팅의 세네갈 계좌에도 2013년 11월6일에서 12월18일까지 21만7000달러를 보냈다. BT는 이에 앞서 2013년 7월29일과 같은 해 10월29일 유치위로부터 232만5000달러(약 27억305만원)를 송금 받았다.

이 같은 사실은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 등이 확보한 미국 재무부 산하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 자료, 프랑스 당국 자료 등을 통해 확인됐다. 디악 전 회장은 도쿄올림픽 유치가 결정되던 2013년 9월 국제육상경기연맹 회장이자 IOC 위원을 맡고 있었으며 당시 개최지 선정에 관한 투표권이 있었다. 

이같은 의혹에 대해 디악 전 IOC 위원의 아들은 “블랙타이딩스가 2013년 모스크바 세계육상대회와 관련해 지급할 돈이 있었는데, 러시아에 계좌가 없어 나에게 보낸 것”이라고 부인했다. 또 PMD컨설팅에게 입금된 돈과 관련해서는 “중국 스폰서 업체로부터 받은 돈을 국외로 반출할 수 없었기 때문에 블랙타이딩스가 대신 PDM 컨설팅의 세네갈 계좌에 보낸 것”이라고 해명했다.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유치위원장이었던 다케다 쓰네카즈(竹田恒和) 역시 “BT사에 수수료를 송금한 후 일어난 일은 전혀 몰랐다.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디악 전 IOC 위원은 러시아 육상 선수들의 조직적 금지약물 복용에 관여하고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지난 16일 프랑스 파리 법원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그의 아들도 뇌물 수수 혐의로 징역 5년과 벌금 100만 유로를 선고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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