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인터뷰] “정부·여당에 부담 주는 소수 목소리 분명 있다”
  • 송창섭‧구민주 기자 (realsong@sisajournal.com)
  • 승인 2020.10.08 14:00
  • 호수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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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남들이 기피하는 일 골라하는 스타일”
“골대가 자주 바뀌면 권위와 신뢰 무너져”

☞ 「 [이재명 인터뷰] “기본소득이 퍼주기? 지금은 너무 안 퍼줘서 문제”」(www.sisa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206045) 기사에서 이어집니다.

 

얼마 전 SNS에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을 ‘얼빠진 국책연구기관’이라고 비판한 게 화제가 됐다.

“물어뜯길 각오를 하고 그 표현을 썼다. 단순히 특정 연구원을 비난하려는 건 아니었다. 지역화폐를 도입하려는 이유는 옆 동네 매출을 가져오려는 게 아니다. 유통 재벌의 매출을 일부 동네상권에 풀자는 거다. 이게 바로 승수효과다. 지역화폐가 활성화되면 누가 손해를 보나. 유통 재벌, 그리고 카드사 아닌가.”

이재명 경기지사가 7월8일 더불어민주당 경기도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br>
이재명 경기지사가 7월8일 더불어민주당 경기도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br>

집값 문제는 어떻게 보나.

“매우 어렵지만, 결국 사람이 만든 문제니까 사람이 해결할 수 있다. 문제는 용기와 결단이다. 부동산은 필요한 대상이 필요한 데 쓰는 거지, 투자·투기 수단이 아니다. 투기로 돈을 벌 수 없게 하겠다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 말씀이다. 이 말을 정책을 담당하는 관료들이 실현 가능하게 만들면 된다. 보유세와 양도소득세를 강화하고 주거용 주택을 보호하는 대신 비주거용에 대해선 엄정하게 과세하면 된다.”

정부 임기가 후반기인데 관료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일까.

“아직 임기가 많이 남았다. 우리나라엔 여당, 야당만 있는 게 아니라 관료라는 거대한 정치세력이 있다. 여기는 정년이 보장되고 선거 판세가 아무리 바뀌어도 (그들은) 안 바뀐다. 현장을 꽉 장악하고 있고 통제가 느슨해지면 언제든 자기 이익을 위해 권한을 행사한다.”

비정규직 공정수당을 제안했는데 정부·여당으로부터 피드백이 있었나.

“특별한 반응이 없다. 오히려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우리가 해야겠다’고 발표한 걸 봤다. 대의민주주의 체제에서 여야 정치집단이 합리적으로 경쟁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권력은 본질적으로 부패하기 때문이다. 지금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방향을 잘 잡고 지리멸렬한 보수야당을 통합하면서 국민 속에 자리 잡으려고 애쓰는 것 같다. 잘됐으면 좋겠다.”

대중의 눈에 급진적으로 비춰진 이유는 뭘까.

“남들이 안 하거나 기피하는 일들을 과감하게 하기 때문 아닐까. 난 고민은 안 보이는 데서 치열하게 하고 결론이 나면 앞뒤 안 가린다. 정치인이라면 무릇 종교세력과 붙는 거 절대 안 하는데 난 안 그렇다. 동시에 기준선은 명확해야 한다. 행정과 정치에 있어 골대가 자꾸 옮겨 다니면 신뢰가 무너지고 권위가 떨어진다. 기준선 내에선 내 편이든 상대편이든 엄정하게 봐야 한다. 권위가 높아지면 억압적 수단을 사용하지 않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현 정부가 내로남불, 이중 잣대를 대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는 듯하다.

“진중권씨가 나한테 자꾸 그러지 않나. 왜 내부 비판 안 하냐고(웃음). 기준선 자체는 정말 엄정하게 지켜야 한다. 이 정도로만 말하겠다.”

여권의 적극적 지지층이 유독 자신만 가혹하게 비난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나.

“그렇게 생각하진 않는다. 나를 지지하는 사람 중에서도 심하게 하는 사람들이 있으니까(웃음). 불합리하고 무자비하게 비난해 당과 정부에 부담을 주는 소수의 사람들은 분명 있다. 이들이 실체에 비해 과도하게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체나 내용을 들여다보면 이들은 소수에 불과하다.”

 

☞ 「[이재명 인터뷰] “예측과 신뢰 가능한 공정세상 만드는 게 꿈”」(www.sisa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206122) 기사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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