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대화’ 꺼냈다 거절당한 이인영…北 “도움 필요 없다”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0.11.19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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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부족해도 나누자” 러브콜 다음날 北 “없어도 살 수 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 ⓒ 시사저널 박은숙
이인영 통일부 장관 ⓒ 시사저널 박은숙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코로나19 백신을 북한과 나누자는 취지의 ‘방역 협력’을 강조한 가운데, 북한은 외부 도움을 일체 받지 않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19일 ‘비상방역사업은 당과 국가의 제일 중대사’라는 제목의 논설을 통해 “없어도 살 수 있는 물자 때문에 국경 밖을 넘보다가 자식들을 죽이겠는가, 아니면 버텨 견디면서 자식들을 살리겠는가 하는 운명적인 선택 앞에 서 있다”며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노동신문은 “많은 나라에서 악성 전염병의 2차 파동으로 방역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며 “조국 수호 정신으로 살며 투쟁하지 못한다면 조국과 인민의 운명이 무서운 병마에 농락당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 방역과 관련한 외부 봉쇄를 강조한 것이다.

북한은 앞서 지난 8일 대규모 수해가 발생해 국내외에서 대북 지원 목소리가 일었을 때에도 도움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당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큰물(홍수) 피해와 관련한 그 어떤 외부적 지원도 허용하지 말라”고 공개 지시했다.

북한의 이러한 입장은 남북 간 보건의료협력을 통해 남북관계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한국 정부의 입장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특히 이인영 장관이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을 북한과 공유하자는 취지의 발언을 남긴지 하루 만에 엇박자를 드러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15일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정치국 확대회의를 주재했다. ⓒ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15일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정치국 확대회의를 주재하는 모습 ⓒ 연합뉴스

이 장관은 KBS 뉴스9에 출연해 “만약 남북이 치료제와 백신을 서로 협력할 수 있다면 북으로서는 코로나 방역 체계로 인해 경제적인 희생을 감수했던 부분들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 본다”며 “부족할 때 함께 나누는 것이 더 진짜로 나누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남북간 대화 재개에 관해 “비공식 접촉은 하지 않겠다”라며 “코로나19 상황이 조금 더 진정되면 정식으로 북에 대화하자고 제안할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통일부 장관으로서 이미 서너 차례 남북 간에 대화와 협력의 물꼬를 트자고 제안했고, 지금도 마찬가지 심정”이라며 “어떤 장소, 시간도 좋으니 북이 응하기만 한다면 최상의 대화를 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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