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백신, 영국서 먼저 맞나…12월 접종 ‘청신호’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0.11.2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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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이르면 이번주 승인…美는 12월 중순부터 접종 전망
미국과 영국에서 긴급사용 승인 신청 절차를 밟고 있는 화이자ㆍ바이오앤테크의 코로나19 예방 백신 ⓒ AFP 연합
미국과 영국에서 긴급사용 승인 신청 절차를 밟고 있는 화이자ㆍ바이오앤테크의 코로나19 예방 백신 ⓒ AFP 연합

미국 제약업체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이 영국에서 먼저 접종될 가능성이 커졌다. 영국은 이르면 금주 내로 백신 사용에 대한 승인 절차를 마무리 한 뒤 12월부터 곧바로 본격 접종에 들어가기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 미국은 이르면 12월 중순부터 전국적인 접종이 시작될 전망이다.  

22일(현지 시각) 텔레그래프는 영국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주 내로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이 승인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백신 적합성을 평가하는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에는 지난주 화이자 백신에 대한 정식 승인 요청이 접수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루 이틀 내로 임상시험 등과 관련한 자료 일체가 넘어가면 승인 절차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대로라면 화이자 백신 승인과 접종은 미국보다 영국에서 먼저 이뤄질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다음달 10일 자문위원회 회의를 열어 긴급사용 승인 신청 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영국 정부는 내년 4월까지 모든 성인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완료할 계획이다. 요양원 입소자와 노인 등 고위험군과 의료 인력들부터 시작해 1월 말이면 일반 18세 이상 성인에게도 접종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은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면서도 자가격리 규정을 없애는 등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각종 조치들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있다. 대신 대규모 진단 검사를 실시해 대응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그동안 확진자와 밀접 접촉한 사람들에게 필수적으로 요구해 온 자가격리 조건을 완화할 방침이다. 자가격리는 필수로 하지 않아도 되지만, 7일동안 매일 30분 안에 진단이 가능한 코로나 신속 검사에 응하도록 하는 방안으로 조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텍사스 휴스턴의 '유나이티드 메모리얼 메디컬 센터' 내 코로나19 집중치료실에서 19일(현지 시각) 방역 장비로 무장한 의료진이 땀을 식히고 있다. 미국에서는 하루 확진자가 17만 명, 사망자가 1800명을 넘어서는 등 코로나19가 무서운 기세로 번지고 있다. 입원 환자 수도 코로나19 사태 후 최고치인 8만 명에 달해 의료대란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 AFP 연합
미국 텍사스 휴스턴의 '유나이티드 메모리얼 메디컬 센터' 내 코로나19 집중치료실에서 19일(현지 시각) 방역 장비로 무장한 의료진이 땀을 식히고 있다. 미국에서는 하루 확진자가 17만 명, 사망자가 1800명을 넘어서는 등 코로나19가 무서운 기세로 번지고 있다. 입원 환자 수도 코로나19 사태 후 최고치인 8만 명에 달해 의료대란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 AFP 연합

 

美, 이르면 내달 11일부터 접종

코로나19 확산세가 잡힐 기미가 보이지 않는 미국은 내달 중순께 첫 백신 접종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총괄하는 '초고속 작전'팀 최고책임자는 12월 중순부터 접종을 시작해 내년 5월께 미국 내 집단면역이 달성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몬세프 슬라위 초고속 작전팀 최고책임자는 22일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인구의 70% 정도가 면역력을 갖는다면 집단면역이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우리 계획에 따르면 5월쯤 그런 일이 일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백신개발 대표를 지낸 슬라위 최고책임자는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이 이르면 12월11일부터 미국민들에게 접종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슬라위는 내달 10일로 예정된 FDA 자문위 회의에서 백신 긴급사용 승인이 확정된다는 전제 하에 "승인 시점으로부터 24시간 이내에 접종 장소까지 도달토록 하는 것이 우리의 계획이다. 따라서 승인 다음 날인 12월11일이나 12일에 첫 접종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 12월엔 최대 2000만 명이, 이후엔 매달 3000만 명이 백신을 접종할 것이라고 슬라위는 밝혔다.

다만 정치적·개인적 신념을 이유로 백신 접종을 기피하는 미국인들이 집단면역 달성 구상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9월 퓨리서치센터 여론조사에서 코로나19 백신을 맞겠다는 미국인은 절반 정도에 불과했다. 슬라위는 "백신 절차가 정치화하는 것은 불행한 일"이라며 "대부분의 사람이 일상생활로 돌아가기 전까지 접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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