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에 숨어 있는 ‘관심병’을 만나보자
  • 조창완 북 칼럼니스트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0.12.27 11:00
  • 호수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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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생 이야기로 화제 모은 임홍택의 《관종의 조건》

관종은 관심병(關心病)을 짧게 줄인 말로 2010년 정도부터 사용됐다. ‘겸양’이 미덕이던 시대를 지나, ‘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욕구가 지나치게 높은 병적인 상태’인 관심병이 뜬 것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 상황을 병으로 정의하지 않고, 생존의 수단으로 규정하는 흐름도 확연하다.

글쓰기 전문가 강원국은 스스로 ‘관종(관심종자)’이라고 지칭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스스로 표현하는지 여부를 떠나 작가 진중권이나 서민 등도 관종의 범주에 속한다고 말할 수 있다. 인스타로만 50만 명에 가까운 팔로워를 가진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에게 관종이라는 말을 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90년대생이 온다》로 우리 사회에 적지 않은 반향을 불러일으킨 임홍택 작가의 새 책 《관종의 조건》는 그런 점에서 출간부터 화제를 모으기에 충분했다. 작가는 관종을 ‘시선을 끌고 승리를 거머쥐는 핵심 전략’으로 본다. 이렇게 본다면 이 단어는 이 시대에 가장 유효한 수단임은 확실하다. 유튜브로 튀는 공무원, 조두순을 공격하겠다고 나선 유튜버 등의 목표는 관심 끌기다. 하지만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고 해서 목표에 도달하는 것은 아니다. 성희롱이나 거짓 정보로 순식간에 무너지는 파워 인플루언서도 많다.

“올바르게 관심을 받아야만 살아남는다. 부정적 의미의 ‘관종’을 뒤집어야 한다. 자극적인 행동을 일삼고 타인의 일상에 끼어드는 게 아니라, 남과 다름을 무기 삼고 주목성을 이끌며 다재다능을 더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존재, 바로 ‘관심 추종자’가 되어야 한다.”

《관종의 조건|임홍택 지음|웨일북 펴냄|440쪽|1만8000원》​​​​​​​

‘관심 추종자’로 살아남는 올바른 방법과 조건 제시

저자는 책에서 관심 추종자로 살아남는 올바른 방법과 조건을 다양한 사례와 자료로 제시한다. 자신의 색을 유지한 채 사람들의 핵심 기억에 진입하고, 타인과 효율적으로 협력하며, 적정선의 균형을 찾는 방법이 지금의 시대 변화에 안착하는 관심 활용법이다.

저자는 SNS 등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 밈(MEME), 넷플릭스 등 다양한 사회 현상을 바탕으로 관종의 의미를 설명한다. 그런 점에서 2부 관종의 조건 4가지는 주목할 만하다. 작가는 지속적으로 사람들의 눈에 띄되, 강압이 아닌 협력을 해야만 한다고 말한다. 또 절대적으로 진실성을 잃지 않으면서 감당할 수 있는 적정선을 유지해야만 관종으로 생존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중요한 점은 저자가 변화하는 시대에 관종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는 시대가 온다고 본 것이다. 예측 불가능할 정도로 빠르게 변모하는 시대에서 관심은 교환 가능한 화폐의 개념으로 진화했다고 분석한 것이다. 때문에 한 직장에서 오래 머무르지 못하게 환경이 바뀌는 회사원들은 빠른 판단을 통해 독립형 인간이 돼야 한다고 말한다. 책을 쓴 이유도 우리 사회에서 중요해지고 필요해진 관심을 어떻게 올바르게 끌어내고 활용할 수 있을지 알아보고자 하는 데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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