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과 임오경, ‘가해자’ 낙인에 절규…“좌시 않겠다”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1.02.25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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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 강경대응 천명 “축구 인생 걸고 결백”
임오경, 악의적 공격이라며 ‘제자 폭행’ 의혹 일축
기성용 선수가 2월25일 자신을 향한 후배 성폭력 연루 의혹에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히며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 연합뉴스
기성용 선수가 25일 자신을 향한 후배 성폭력 연루 의혹에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히며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 연합뉴스

학교 폭력과 제자 폭행 의혹의 당사자로 거론된 전·현직 두 스포츠 스타가 나란히 '가해자 의혹'을 적극 부인하고 나섰다. 이들은 '악의적 낙인 찍기'로 인해 회복되기 어려운 또 다른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강경 대응할 방침을 밝혔다. 

축구계 후배 성폭력 의혹의 가해자로 거론된 기성용(32·FC서울) 선수는 결백을 거듭 호소하며 이번 사안과 관련한 각종 허위 정보에 강력 대응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기 선수는 25일 자신의 SNS에 글을 올리고 "긴말 필요하지 않을 것 같다. 보도된 기사(초등생 시절 축구팀 선배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피해자 주장이 담긴) 내용은 저와 무관하다"며 "결코 그러한 일이 없었다. 제 축구 인생을 걸고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고통받는 가족들을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동원해 강경하게 대응하기로 했다"며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일에 악의적인 댓글을 단 모든 이들을 법적으로 조치하겠다"고 경고했다. 

기 선수는 "축구를 향한 열정으로 여기까지 달려왔다"며 "사실이 아니기에 문제될 것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축구 인생과 가족들의 삶까지도 위협하는 심각한 사안임을 깨달았다. 좌시하지 않고 적극 대응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전날 박지훈 변호사는 보도자료를 통해 축구선수 출신인 두 남성이 초등생 시절 선배인 A선수와 B씨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자신들이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C씨와 D씨는 전남의 한 초등학교에서 축구부 생활을 하던 2000년 1~6월 A선수와 B씨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했다.

박 변호사에 따르면, 가해자 A선수는 최근 수도권 모 명문구단에 입단한 국가대표 출신 스타 플레이어다. 짧은 기간 프로선수로 활동했던 B씨는 현재 광주지역 모 대학에서 외래교수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도 이후 A선수가 기 선수라는 추측이 나왔고, 기 선수의 매니지먼트사인 C2글로벌 측은 즉각 관련 사실을 부인하며 허위·추측성 언급을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이같은 호소와 경고에도 불구하고 의혹의 시선이 계속되자, 결국 선수 본인이 직접 나서 강력 대응을 천명하고 나섰다.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 ⓒ 연합뉴스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 ⓒ 연합뉴스

'제자 폭행' 의혹 휘말린 임오경도 "악의적 주장" 반박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비슷한 의혹에 휘말렸다. 여자핸드볼 국가대표 출신인 임 의원은 과거 핸드볼팀 감독으로 재직하던 당시 선수들을 폭행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해당 의혹은 지난 2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관련 내용이 올라오면서 불거졌다. 청원인은 "국가대표 출신인 여권 여성 현직 국회의원이 모 시청 구기종목 감독으로 재직시 소속 선수를 폭행해 심각한 상처를 남긴 일이 있었다"며 "당시 협회 차원 대질심문과 사진자료 확인까지 마쳤지만 동료 체육인들의 전방위 로비로 당시 언론보도는 막았던 것으로 기억된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또 "모 실업팀 주전으로 활동 중인 선수는 여전히 아픈 기억을 간직한 채 살아가고 있으리라 사료된다며 "배구계에서 촉발된 폭행 미투가 이번 현직 국회의원의 과거 또한 투명하게 검증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심정으로 글을 쓴다"고 적었다.

이후 청원인이 지목한 사람이 언급한 조건에 부합하는 인물은 임 의원 뿐이라는 주장이 나오면서 파장이 커졌다. 그러나 임 의원 측은 관련 내용을 적극 반박했다. 

임 의원은 2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현장에 있던 39년 동안 선수들에게 매를 들어 훈육해 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며 "지금도 모든 제자들과 연락하고 지낸다. 스승과 제자 사이를 흠집 내려고 누군가 악의적으로 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임 의원은 "여성 첫 감독이었기 때문에 오히려 이런 사건 신고가 들어왔다면 아마 현장에서 강하게 저에 대한 반박이 들어왔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현장에서는 그 당시 약자였다. 여성 구기 종목 감독이 흔치 않았기 때문에 제가 최초로 여성 감독을 할 때 많은 아픔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임 의원은 청원인이 주장하는 것과 같은 문제가 있었다면 많은 견제와 압박을 견뎌내고 감독직과 국회의원까지 되는 것은 불가능 했을 것이라며 "선수와 지도자를 떠나 진짜 가족처럼 편하게 지냈고, 또 제가 선수들을 제 목숨만큼 소중하게 생각하며 살았다"고 거듭 의혹을 부인했다. 

한편, 임 의원에 대한 의혹울 제기했던 청원은 현재 검색되지 않고 있다. 청와대 청원은 100명 이상의 사전 동의를 받아야 정식 등록이 가능하다. 만일 100명 이상의 동의를 받더라도 허위 사실이나 명예훼손 소지가 있을 경우에는 비공개 처리될 수 있다.

임 의원실 측 관계자는 언론과의 통화에서 "청와대에 직접 확인해 봤더니 이 글은 동의 수가 1건이었다. 누군가 청원 게시판에 글만 올리고 바로 캡처해서 SNS에 뿌린 것으로 추정된다"며 악의적인 주장과 유포 가능성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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