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의대 교수됐다” 자랑하다…아빠찬스 실토 정민석 교수에 ‘공분’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1.03.02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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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세 아들, 내 도움으로 의대 조교수” SNS 일파만파
子논문 34건 중 19건 공저…아주대 “관련 논란 확인 중”
정민석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해부학과 교수가 지난 1일 '아빠 찬스'를 암시하는 내용의 게시물을 트위터에 올리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 트위터 캡처
정민석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해부학과 교수가 지난 1일 '아빠 찬스'를 암시하는 내용의 게시물을 트위터에 올리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 트위터 캡처

'만화가 의사'로 유명한 정민석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해부학과 교수 부자(父子)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정 교수가 SNS에 '아들이 조교수가 됐다'는 게시물을 올리며 스스로 '아빠 찬스' 의혹을 실토하는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누리꾼들은 정 교수의 부계정으로 추정되는 아이디가 조건만남을 주선하는 계정을 팔로잉 하고 있고, 그의 아들로 추정되는 인물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게시물 관련 문제점을 잇달아 지적하며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2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최근 의대 조교수가 된 정 교수의 아들에 대한 논문과 박사학위 취득 과정 등에 대한 면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이번 논란은 지난 1일 정 교수가 자신의 트위터에 직접 아들과 관련한 게시글을 올리면서 일파만파 커졌다. 정 교수는 "저는 가족 이야기를 하지 않는데 오늘만 하겠다. 제 아들(정범선)이 오늘부터 연세대 원주의대 해부학교실의 조교수가 됐다"는 게시물을 올렸다.

그는 "(아들이) 순천향대 의대를 졸업하고 아주대 의대에서 제 도움으로 의학박사를 받았다"며 "89년 9월생이므로 만 31살에 조교수가 된 셈"이라고 자축했다. 이어 "제가 늘 이야기하는 신경해부학 교과서의 공동 저자가 제 아들"이라며 "보통 사람은 조교수, 부교수, 정교수가 된 다음에 세계에서 이름나려고 애쓰는데, 제 아들은 조교수가 되기 전에 세계에서 이름났다"고 했다.

이른바 '아빠 찬스'를 연상케 하는 정 교수의 발언이 나오면서 해당 글은 온라인을 통해 삽시간에 퍼졌고, 이를 확인한 누리꾼들은 즉각 문제를 제기했다. 정 교수가 밝힌 대로 실제 RISS(학술연구정보서비스)에 검색되는 정 교수 아들 학술지 논문 34개 가운데 무려 19건이 정 교수와 공동 저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누리꾼들은 만 31세에 의대 조교수가 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것으로, 특히 논문 상당수가 부친과 공동 저자라는 점이 과연 '특혜'가 없이 가능한 것인지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정 교수는 이후 문제가 된 게시물과 트위터 계정을 모두 삭제했다. 

'아빠 찬스' 논란에 휩싸인 정민석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해부학과 교수 ⓒ 연합뉴스
'아빠 찬스' 논란에 휩싸인 정민석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해부학과 교수 ⓒ 연합뉴스

또 다른 의혹도 불거져…"철저히 조사해야"

파장이 커지면서 정 교수의 부계정으로 추정되는 계정도 도마에 올랐다. 정 교수가 팔로잉하는 계정 가운데 '정민석'이라는 계정이 있었고, 이 계정이 미성년자 등과의 조건만남을 주선하는 계정을 팔로우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정 교수가 그린 만화나 SNS 게시물 중 성적으로 다소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까지 모두 재조명 되면서 질타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아들인 정범선 교수를 둘러싼 의혹도 추가로 제기됐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정 교수의 아들로 추정되는 아이디를 가진 사용자가 문재인 정부의 의료정책을 비판하는 만화를 게재해왔다는 것이다. 해당 게시물에는 '의대, 이제는 부모빽으로 쉽게 가자!'는 제목으로 공공의대 관련 정책을 비꼬는 내용이 담겼다. 

한 누리꾼은 이에 대해 "아빠와 아들이 나란히 '특혜 찬스' 의혹을 스스로 실토하는 셈"이라며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의 표창장 문제를 지적하던 때와 동일하게 의료인들의 분노가 담긴 목소리가 나올 것인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정 교수의 아들이 조교수가 되는 과정에 아버지의 입김이나 특혜가 있었는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면서 "온갖 변칙을 동원한 금수저 대물림이 얼마나 만연해 있으면 이런 것을 스스로 떠들고 다니느냐"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정 교수가 속한 아주대병원 측은 "현재 정 교수와 관련한 모든 논란에 관해 확인하고 있다"며 "확인을 마치는 대로 학교 측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 교수는 해부학 학습만화 '해랑이, 말랑이'로 일반인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으며, 이 작품은 과학인용색인확장(SCIE) 학술지 '해부과학교육(ASE)' 2017년 2월호에 게재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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