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경고받은 윤석열, 대구서 ‘더 쎈 발언’ 내놓을까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1.03.03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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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 대구고검·지검 찾아 ‘내부결속’ 행보
청와대로부터 지적받은 尹 발언 수위에 촉각
윤석열 검찰총장이 3월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3월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 연합뉴스

청와대와 윤석열 검찰총장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양상이다. 여권이 추진하는 중대범죄수사청(가칭) 신설에 윤 총장이 '국민의 지지'를 호소하며 반대 의견을 표하면서 갈등이 촉발됐다. 청와대가 이에 경고성 메시지를 던지면서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관심은 윤 총장의 대응에 쏠리고 있다. 3일 윤 총장이 대구를 방문한 자리에서 어떤 발언을 내놓을 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윤 총장은 이날 대구고검·지검을 방문해 직원들과 간담회를 진행하며 '내부결속' 행보를 재개한다. 

법조계에서는 윤 총장이 간담회 모두 발언이나 행사 전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중수청에 대한 직접적인 입장 표명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날 청와대와 정치권의 반응이 나온 만큼 발언 수위가 더욱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이날 윤 총장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더라도, 대검이 수사·기소 분리에 대한 일선 검사들의 의견을 취합하고 있는 만큼 금명간 어떤 방식으로든 '집단 반발' 형태의 검찰 조직 차원의 의사 표명이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윤 총장은 전날 국민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중수청 설치에 대해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법치를 말살하는 것이며 헌법 정신을 파괴하는 것"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또 "직을 걸어 막을 수 있는 일이라면 100번이라도 걸겠다"며 강경 태세 방침을 분명히 했다.

또 "수사와 기소가 분리되면 사회적 강자와 기득권의 반칙 행위에 단호히 대응하지 못하게 된다"며 "수사는 재판을 준비하는 과정이다. 수사, 기소, 공소유지라는 것이 별도로 분리될 수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총장은 그러면서 "국민들께서 관심을 가져 주셔야 한다"고 거듭 호소하며 여론의 지지를 당부하기도 했다. 

그동안 여권의 검찰개혁 방침에 공개적인 발언을 삼가던 윤 총장이 전면에 나서 여론전까지 벌이자 청와대는 우회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냈다.

청와대는 2일 윤 총장의 발언과 관련해 "검찰은 국회를 존중해 정해진 절차에 따라 차분히 의견을 개진해야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직접적으로 윤 총장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행정부인 법무부의 외청인 검찰이 입법부와 직접 대화하지 않고 여론전을 벌이는 것에 문제를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윤 총장은 이날 한 언론이 인터뷰 형식으로 자신의 발언을 기사화 한 데 대해 "(전날 인터뷰 관련) 보충 설명을 한 것일 뿐"이라며 불쾌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과 동시다발적인 인터뷰를 가지는 방식으로 '여론'을 형성하지는 않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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