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백신 사기’ 논란 사과한 권영진 대구시장 “다 제 불찰”
  • 심충현 영남본부 기자 (sisa514@sisajournal.com)
  • 승인 2021.06.08 16:0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화이자 백신 3000만 명분을 3주 안에 공급” 근거 없는 내용 밝히며 혼란 자초
권영진 “저의 신중치 못한 언행으로 대구 이미지 실추된 점 죄송”
'화이자 백신 도입'해프닝 관련 사과문을 발표하는 권영진 대구시장ⓒ시사저널 심충현
'화이자 백신 도입' 해프닝 관련 사과문을 발표하는 권영진 대구시장 ⓒ시사저널 심충현

권영진 대구시장이 8일 화이자 백신 도입 추진 논란에 대해 “저의 신중치 못한 언행으로 인해 대구의 이미지가 실추되고, 코로나19로 고통받고 계신 시민들에게 깊은 상처와 큰 실망감을 드렸다”고 사과했다. 

권 시장은 이날 오후 2시 대구시청 브리핑룸에서 “‘가짜 백신 사기 사건’ 논란으로 비화된 원인을 제공한 것은 바로 저의 불찰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권 시장은 지난달 31일 ‘민관합동 담화문’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지자체 차원의 백신 구매 가능성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정부가 검토 중인 사안을 성급하게 언급하는 등 정치적 논란을 초래했다. 

권 시장은 “이번 일로 대구시와 ‘메디시티대구협의회’의 예산이 집행된 사실은 없다”며 “올해 초 ‘메디시티대구협의회’가 백신 도입 가능성을 처음 언급했을 때 한번 알아봐달라고 했고, 4월28일 ‘메디시티대구협의회’가 독일에서 백신을 도입할 수 있으니 대구시 차원에서 구매의향서를 보내자고 제안했을 때 좀 더 세심하게 살펴보지 않고 보건복지부와 협의하도록 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복지부와 협의 이후 구매의향서를 보내는 것까지는 대구시가 하도록 협의했다는 ‘메디시티대구협의회’의 전언을 듣고 사실관계 확인이나 추가 협의도 없이 대구시장인 제 명의의 구매의향서를 보내주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대구시는 화이자 백신 3000만 명분을 3주 안에 공급할 수 있다는 지역 의료계와 외국 무역회사의 제안을 정부에 전달했다. 대구시의사회와 의료기관 모임인 메디시티협의회 등은 화이자 백신 공동 개발사인 독일 바이오엔테크를 통해 국내 백신 공급을 추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보건복지부는 지난 3일 대구시와 ‘메디시티대구협의회’가 제안한 백신 구매 건은 공식 유통경로가 아니며, 진위가 의심스럽다는 이유로 백신 도입을 추진하지 않았다.

권 시장은 “시민 여러분과 의료계에 깊이 사과드린다. 아울러 백신 구매를 위해 애쓰시는 정부의 관계 공무원들에게 혼선을 드린 점과 국민 여러분들께 깊은 심려를 드린 점에 대해서도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또 “이번 논란의 모든 잘못은 대구시장인 저에게 있다”며 “저에 대한 질책은 달게 받겠다. 대구시민들과 지역 의료계에 대한 비난은 멈추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권 시장의 사과 발표에 40대 대구시민 K씨는 “아무리 급하고 시민들을 위한다고 해도 조금만 더 신중하게 검토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