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나 했는데 역시나…“계약은 서울 철거업체, 공사는 광주 B건설”
  • 정성환 호남본부 기자 (sisa610@sisajournal.com)
  • 승인 2021.06.11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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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광주 학동 건물 붕괴사고 불법하도급 정황 포착
한솔기업이 현산과 계약했지만 실제 공사는 ‘광주업체’
철거업체 2곳 등 피의자 4명 입건하고 출국금지
지난 9일 광주 동구 학동 4구역 재개발사업지 내에서 철거 중인 5층 건물이 도로 쪽으로 무너져 시내버스를 덮치는 사고로 9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소방관들이 사고 현장에서 매몰자 구조활동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9일 광주 동구 학동 4구역 재개발사업지 내에서 철거 중인 5층 건물이 도로 쪽으로 무너져 시내버스를 덮치는 사고로 9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소방관들이 사고 현장에서 매몰자 구조활동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사상자 17명을 낸 광주 붕괴사고를 수사하는 경찰이 철거업체의 불법하도급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에 본사를 둔 철거업체 한솔기업이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과 계약했지만, 실제 철거공사는 ‘광주업체’인 B건설이 시행했다는 것이다.

광주경찰은 11일 수사상황 브리핑을 통해 “붕괴사고를 낸 철거업체가 광주지역 업체인 B건설인 것으로 드러났다”며 “현대산업개발과 철거계약을 맺은 서울의 한솔기업과 불법하도급을 했는지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한솔과 광주업체 B건설이 계약을 맺은 시점은 추후 수사를 통해 규명하겠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2018년 1월 학동4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 현대산업개발과 시공사 계약을 맺었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9월 문제가 된 학산빌딩을 철거하는 공정을 경쟁입찰을 통해 하도급업체인 한솔기업에 맡겼다. 이 회사는 광주 현지 향토기업이 아닌 본사 소재지가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 있다.

건설산업기본법에서는 종합공사업체가 전문공사업체에게 하도급을 할 수 있지만 전문공사업체가 전문공사업체에 하도급을 하는 경우는 금지하고 있다. 

경찰은 또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피의자 4명 입건하고 출국금지했다. 입건자 4명 중 3명은 2곳 철거업체 관계자들이고, 나머지 1명은 감리다. 

앞서 경찰은 공사 관계자, 목격자 등 14명을 조사했으며 전날 철거 2곳과 현대산업개발 광주사무소, 감리업체, 현장사무소 등 5곳을 압수수색해 자료를 분석하고 있다.

수사본부장을 맡은 광주경찰청 박정보 수사부장은 “이번 사건을 다수의 무고한 시민들이 안타깝게 희생된 중대 사건으로 보고 있다”며 “모든 수사력을 집중해 한 점 의혹도 남지 않도록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9일 광주 동구 학동 4구역 재개발사업지 내에서 철거 중인 5층 건물이 도로 쪽으로 무너져 시내버스를 덮치는 사고로 9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학동 4구역 재개발구역은 2018년 2월 현대산업개발에서 공사를 수주해 철거 작업에 들어간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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