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실 CCTV’ 자발적 설치 움직임…“신뢰 제고 위해”
  • 서지민 디지털팀 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1.06.11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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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힘찬병원, 일부 성형외과 등 환자 '신뢰 제고' 위해 설치
의협 "자발적 설치는 반대 안하지만…의무화는 안 돼"
최근 의료계의 불법 의료행위 논란에 수술실 내 CCTV 설치 의무화가 논의되는 가운데, 일부 병원에서는 자발적으로 CCTV를 설치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사진은 6월11일 오전 인천 부평구 부평힘찬병원에서 설치한 수술실 CCTV를 보고 있는 환자 보호자의 모습 ⓒ연합뉴스
최근 의료계의 불법 의료행위 논란에 수술실 내 CCTV 설치 의무화가 논의되는 가운데, 일부 병원에서는 자발적으로 CCTV를 설치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사진은 6월11일 오전 인천 부평구 부평힘찬병원에서 설치한 수술실 CCTV를 보고 있는 환자 보호자의 모습 ⓒ연합뉴스

수술실 내 폐쇄회로(CC)TV 설치 의무화를 둘러싸고 의료계의 반대가 큰 가운데, 일부 병·의원에서는 자발적으로 CCTV 설치를 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환자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다.

11일 의료계에 따르면, 성형외과와 정형외과 병·의원을 중심으로 수술실 CCTV 설치하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최근 척추·관절전문병원인 힘찬병원은 부평힘찬병원 수술실 6곳에 모두 CCTV를 설치하고 운영을 시작했다. 이 병원은 최근 인천의 한 척추 전문병원에서 대리 수술 의혹으로 논란이 커지자, 지역 의료계의 신뢰 회복을 위해 자발적으로 CCTV를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힘찬병원은 CCTV 설치 이후 의료진과 환자의 의견, 만족도를 청취한 후에 타지역 힘찬병원에도 수술실 CCTV를 설치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지난해에는 BK성형외과가 진료실과 수술실에 CCTV를 설치했다. 또 보호자가 원할 경우 실시간으로 CCTV를 볼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했다. 환자나 보호자는 전용 대기 공간에서 모니터를 통해 수술실과 진료실 안의 상황을 볼 수 있다. 성형외과 정보를 공유하는 한 애플리케이션은 아예 성형외과 병·의원 중 수술실 CCTV 설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난 기능도 도입했다.

병·의원에서 수술실 CCTV 설치 움직임에 대해 한 의료계 관계자는 "수술실 CCTV 설치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지만, 설치했다는 자체만으로 환자들의 불신을 해소하고 신뢰를 높일 수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대한의사협회는 여전히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의협은 대리수술 등 불법 의료행위를 강력히 처벌해야 하지만, 수술실 CCTV 설치가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수술실 CCTV 설치가 의사들의 자율권을 침해해 방어적 치료를 야기하고, 환자의 개인정보를 침해할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박수현 의협 홍보이사는 "외과에서는 일반적인 수술법을 쓸 수 없는 경우도 많은데 CCTV를 설치해 감시받는 다고 생각하면 (환자의 몸을) 열었다가 그냥 닫고 나오는 사례가 나올 것"이라며 "의사의 자율권이 침해돼 생명과 직결되는 진료분야에 대한 기피 현상도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병·의원에서 자발적으로 설치하는 데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설치가 의무화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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