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의 슬개골 탈구 관리 [따듯한 동물사전]
  • 이환희 수의사·포인핸드 대표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1.11.01 12:00
  • 호수 16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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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뚝거림 주기적으로 반복되면 의심해 봐야

평소 움직임에 문제가 없던 반려견이 갑자기 뒷다리를 한 번씩 절뚝거리는 모습을 보일 때가 있다. 이런 모습이 한 번 관찰되고 다시 나타나지 않는다면 일시적인 통증으로 보이는 행동일 수 있지만, 절뚝거림이 주기적으로 반복되거나 그 주기가 짧아진다면 슬개골 탈구를 의심해 봐야 한다. 슬개골은 쉽게 무릎뼈라고 생각하면 된다. 무릎을 굽히고 펴는 운동을 하는 데 이 슬개골은 필수적이다. 슬개골은 대퇴골의 도르래 고랑에 위치해 있다. 관절을 굽히고 펼 때 상하 운동을 하는데, 탈구가 일어나면 이 고랑의 내측이나 외측으로 벗어나게 된다. 탈구가 일어나면 관절을 굽히고 펴는 데 문제가 생기고 정도에 따라 통증을 느끼기도 한다.

슬개골 탈구는 주로 소형견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슬개골이 위치하는 대퇴골의 도르래 고랑이 얕아 대형견에 비해 이탈할 가능성이 높다. 유전적인 요인으로 발생하기도 하지만 후천적인 환경에 의해 슬개골 탈구가 유발되기도 한다. 유독 우리나라에서 슬개골 탈구가 많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다른 나라에 비해 소형견 비율이 높고, 실내에 카펫이나 매트를 깔고 생활하는 문화가 아니라 미끄러운 바닥에서 생활하는 반려견들의 슬개골에 무리가 많이 가기 때문이다.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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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체중도 슬개골 탈구 악화 요인

슬개골 탈구는 주로 몸 안쪽으로 탈구되는 내측 탈구가 80% 가까이를 차지하며, 절뚝거리는 증상뿐 아니라 탈구 방향에 따라 외형적으로 뒷다리가 안쪽이나 바깥쪽으로 휘어 보이는 모습을 한다. 탈구는 정도에 따라 4단계로 구분되는데, 비교적 초기에 해당하는 1단계의 경우 슬개골의 이탈 정도가 심하지 않고 이탈 후에 다시 복원되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2단계부터는 탈구 범위가 넓어지고 3단계부터는 이탈 후 복원되지 않아 고통도 커진다.

그렇기 때문에 슬개골 탈구는 더 심해지지 않도록 초기에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우선적으로 선행돼야 하는 것은 환경을 개선하는 일이다. 슬개골 탈구를 악화시킬 수 있는 미끄러운 바닥에 카펫이나 매트를 깔고 평소 앞발을 드는 행동을 많이 했다면 그 행동을 하지 않도록 행동 교정도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 과체중도 슬개골 탈구를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비만이라면 반드시 체중 조절을 해주는 것이 좋다. 무릎 관절에 무리가 가는 오르내리거나 과격한 운동은 피하는 것이 좋고 가벼운 산책이 추천된다.

다리를 드는 행동이 자주 관찰되고 고통을 호소한다면 슬개골 탈구가 이미 많이 진행된 상태일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방치하면 지속적으로 관절면에 변형이 생겨 점점 움직이기 어려워지고 운동이 제한되면 관련 근육도 위축돼 예후가 좋지 않다. 이럴 때는 수술을 통해 슬개골 위치를 바로잡고, 재활을 통해 관절과 위축된 근육을 정상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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