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시험대에 오른 윤석열의 ‘권력관리’ 능력
  • 박명호 동국대 교수(정치학)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1.11.12 17:00
  • 호수 16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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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재명 vs 윤석열이다. 대선 9개월여 전 조사에 포함되지 않았던 사람이 대통령에 당선된 적이 없었고, 당시 1, 2위를 다퉜던 사람들이 본선에서 격돌했던 지금까지의 경험칙 확인이다.

윤석열 후보는 정치 입문 117일 만에 제1야당 대선후보에 올랐다. 그는 “제 경선 승리를 이 정권은 매우 두려워하고 뼈아파 할 것”이라고 했다. 그를 제1야당 대선후보로 만드는 데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의 역할은 결정적이었다. 반면 ‘친문과 반문의 대선구도’는 이재명의 고민이다. 정권교체론의 높은 파도를 넘으려면 차별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임기 말에도 대선 득표율에 버금가는 지지율을 보이는 대통령과 등을 돌리는 건 부담이지만 선택의 시점과 수위가 문제다.

5일 서울시 용산구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차 전당대회에서 대선후보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선출됐다. ⓒ연합뉴스
5일 서울시 용산구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차 전당대회에서 대선후보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선출됐다. ⓒ연합뉴스

반문과 정권교체의 열망은 친문과 정권유지의 반작용과 충돌한다. 사생결단의 진영대결이다.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선거에 지면 감옥에 가야 할 것”이라고까지 한다. 제1야당 대선후보 윤석열은 ‘반문의 정권교체 열망’이다. 여론조사에서 홍준표가 얻은 48%에는 일부나마 ‘구조적이자 상황적인 역선택’이 존재한다. 하지만 윤석열의 지지율 38%는 ‘순도 100% 반문의 정권교체 요구’다. 윤석열의 38%는 트리플 지수와 흐름이 비슷하다. 트리플 지수는 ‘문 대통령의 부정적 국정평가, 민주당 지지율 그리고 정권재창출 또는 정권유지론 지지율’이다. 

윤석열은 영남 기반 보수정당의 첫 비영남 후보다. 반문과 정권교체의 보루인 영남 지지를 넘어 ‘충청 대망론’까지 확장된다. 호남 기반 정당의 PK 후보 성공 스토리에서 TK 후보로 진화한 데 따른 대응이자 영남의 전략적 선택이다.  

양당 후보 확정 후의 여론 흐름은 공식 선거운동 개시 전후까지의 판세를 좌우한다. 지난주 이후 실시된 여론조사를 보면 오차범위 내외에서 윤석열 후보가 우세하다. “정권교체의 열망이 정치 신인을 대통령 후보로 만들었다”는 윤석열의 수락연설은 정확하다. 야당 대선후보 윤석열은 ‘분노와 증오 그리고 복수의 분출구’로 반문의 정권교체 상징이 됐다.

그는 과연 스트롱맨의 돌파형 리더십을 요구하는 시대적 상황과 사생결단의 진영대결에서 승리해 ‘분열과 분노의 정치를 끝내겠다’는 자신의 다짐을 실현할 수 있을까? 윤석열 대통령은 초거대 야당의 국회와 어떻게 협치가 가능할까?

윤석열의 첫 총리는 민주당의 동의나 묵인 없이는 불가능하다. 그래서 “정치가 의회 중심으로 이뤄지고, 의회주의가 제대로 자리를 잡아야 대통령제도 안착할 수 있다”는 그의 언급이 주목된다. 국회 중심 국정운영의 인식이다. 총리 선임방식이 지렛대다. 그는 국회의장과의 만남에서 “헌법을 철저하게 준수하고 의회 중심, 국정의 중심이 의회에 갈 수 있도록 입법부를 가장 존중하는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했다.

전제가 있다. ‘국회가 달라져야 한다’는 정치 개혁이다. 나아가 그는 “저를 대통령 후보로 지지해준 분들의 생각이 정치 개혁을 좀 해달라는 의미 같다. 그중에서는 대통령제 개혁이 제일 먼저다. 대통령제 개혁을 제외하고 정치 개혁을 얘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통령제 개혁의 핵심은 ‘제왕적 대통령으로부터의 탈출’이다.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사람들은 대선후보 선택의 기준으로 도덕성과 정당보다는 능력과 경험 그리고 정책공약을 꼽았다. 누가 문제 해결 능력과 대안을 갖고 있느냐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문제는 정치다. 호랑이 등에 올라탄 그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권력 관리의 능력이다. 선대위 구성은 첫 시험대다. 윤석열의 정치력이 주목된다.

※ 외부 필진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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