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혈압, 1분 간격 2~3회 반복 측정해야 [강재헌의 생생건강]
  •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1.11.22 11:00
  • 호수 16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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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재는 혈압보다 안정적…평균 혈압과 혈압 추이도 알 수 있어 

대한고혈압학회에서 발표한 자료(2020 고혈압 팩트 시트)에 따르면, 우리나라 20세 이상 성인의 29%인 약 1200만 명이 고혈압을 앓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고혈압 인지율은 67%에 불과하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20~30대의 고혈압이다. 이 연령대의 고혈압 유병자는 약 127만 명으로 추정되지만, 인지율은 17%에 불과하다. 고혈압의 조기 진단과 치료는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가 매우 크기 때문에 병원에서는 물론 가정에서도 혈압을 측정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가정에서 혈압을 측정하면 환자가 자신의 고혈압 여부를 확인하기 쉽고, 고혈압 치료를 받는 경우 혈압 조절이 적절히 되고 있는지 모니터링하기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가정에서 혈압을 측정하면 병·의원에서와 달리 긴장감을 배제한 채 정확한 혈압 수치를 얻을 수 있고, 여러 번 측정한 수치를 통해 평균 혈압을 구하고, 혈압 추이를 알 수도 있다. 

하지만 가정에서 혈압을 측정하려면 측정 방법을 잘 이해해야 신뢰할 수 있는 혈압 측정이 가능하다. 가정혈압계는 압박대 안의 압력 변화를 모니터링해 자동으로 혈압을 측정하는 장비다. 가정혈압계로는 공식적인 기관에서 검증된 혈압계를 사용해야 하며, ‘위팔 자동혈압계’가 일반적으로 권고된다. ‘손목 자동혈압계’는 정확도가 다소 떨어지며 ‘손가락 자동혈압계’는 추천하지 않는다.

팔 둘레에 맞는 압박대를 사용해야 한다. 압박대 너비는 위팔 둘레의 40%, 길이는 80~100%를 덮어야 한다. 적정 크기보다 작은 압박대를 사용할 경우 혈압이 높게 측정된다. 양팔 혈압 차이를 확인하고 혈압 차가 크면 더 높은 혈압값을 보이는 팔의 혈압을 측정해야 한다.

ⓒ시사저널 임준선
ⓒ시사저널 임준선

매일 같은 시간대에 측정하는 게 좋아

2017년 발표한 미국심장학회 지침에 따르면, 가정혈압 측정 30분 이내에 흡연·카페인·운동을 피해야 한다. 또 혈압 측정 전, 소변을 본 후 5분 이상 조용히 휴식을 취해야 한다. 팔은 책상과 같은 평평한 곳에 내려놓고, 압박대는 팔꿈치 앞 오목한 부위에 바로 위치하도록 한다. 위팔이 심장 높이에 위치하도록 하고, 옷 위로 압박대를 감은 채 측정하지 말아야 한다. 매일 같은 시간대에 가정혈압을 측정하고, 1분 간격으로 2~3회 반복 측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정혈압 측정에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가정혈압계는 압박대 압력 변화를 모니터링해 혈압을 측정하기 때문에 부정맥이 있는 경우 측정값이 부정확해질 수 있다. 그리고 임신한 경우에는 체액량과 심박출량이 증가하며 말초혈관 저항이 감소하고 맥압이 증가해 가정혈압 측정값이 부정확할 수 있다.

최근 혈압 측정이 가능한 스마트워치를 사용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는데, 기술 향상 덕에 일부 스마트워치의 혈압 측정 결과는 의료기기 국제 기준을 만족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하고 있다. 다만 스마트워치로 혈압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기존 측정계로 얻은 혈압값을 스마트폰의 혈압 측정 앱에 주기적으로 입력해 바로잡아야 한다.

가정혈압 측정은 병원에서만 혈압이 높은 백의고혈압을 배제할 수 있고, 하루 중 혈압 변동 추이를 관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므로 적극적으로 활용할 만한 측정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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