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이준석’ 체제 정비할 당 대표, 입각 가능성 등 거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핵심 인사로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이 주목받고 있다. 윤 당선인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에 권 의원을 임명하면서다. 이로써 권 부위원장은 안철수 위원장과 더불어 차기 정부의 초기 인선을 총괄하게 됐다. 윤 당선인의 ‘43년 지기’인 권 부위원장이 ‘신(新)윤핵관’(새로운 윤석열 핵심 관계자)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는 가운데 권 부위원장이 ‘통합정부’의 핵심 요직을 꿰찰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윤 당선인은 13일 대통령직인수위 부위원장에 권 의원을 임명했다. 이로써 권 부위원장은 인수위원장을 맡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도와 차기 정부의 밑그림을 그리게 됐다. 안 위원장이 새 정부의 설계도를 그리면 권 부위원장은 안 위원장의 청사진을 실현하는 실무를 총괄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윤 당선인은 “권 의원은 잘 알다시피 풍부한 의정경험과 경륜으로 지난 선거과정에서 유능하고 안정적인 리더십을 보여줬다”며 “안 위원장과 정부 인수 업무를 성공적으로 이끌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정치권에서는 ‘예고된 인사’라는 해석이 나온다. 평소 윤 당선인과 권 부위원장의 관계가 그만큼 두터웠기 때문이다. 윤 당선인과 권 부위원장은 43년 전 ‘학연’으로 첫 관계를 맺었다. 권 부위원장은 서울대 법대 77학번으로 윤 당선인의 2년 선배다. 서울대 형사법학회에서 윤 당선인과 권 부위원장이 같이 활동하기도 했다. 윤 당선인은 정치권에 데뷔한 이후에도 사석에서는 권 부위원장을 ‘형’이라 부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선대본부에서 활동했던 한 관계자는 “단순히 친한 사이를 넘어 윤 당선인이 ‘정치 멘토’로서 권 의원은 존중하는 것 같다. 이번에 (대통령직인수위) 부위원장을 맡은 것도 윤 당선인의 간곡한 부탁이 있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안철수 대표가 인수위의 ‘주춧돌’이지만 어찌 됐건 당 밖에서 들어온 외부인사다”라며 “윤 당선인으로서는 당 내부 사정을 잘 알면서도 가장 믿을 수 있는 ‘버팀돌’이 인수위에 필요했을 것”이라고 인사 배경을 추측했다.
安-尹, 安-李 사이 ‘연결고리’ 담당할 수도
취재 과정 중 만난 국민의힘 한 초선의원은 권 부위원장을 ‘신(新)윤핵관’(새로운 윤석열 핵심 관계자)에 비유하기도 했다. 다만 기존 ‘윤핵관’이라는 표현에 ‘비선실세’라는 함의가 담겼다면 ‘신윤핵관’은 당 전체에 영향을 끼치는 ‘공개된 실세’가 됐다는 후문이다. ‘김종인 선대위’가 해체된 이후 구원투수로 투입된 권 부위원장이 안정적으로 당내 분란을 수습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다. 선대위 개편을 이끄는 과정에서 윤 당선인뿐 아니라 이준석 대표 역시 권 부위원장에게 큰 신뢰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권 부위원장의 옅은 ‘계파색(色)’도 그가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다. 권 부위원장은 4선 중진 의원으로 2002년 8월 재보궐선거를 통해 정계에 입문했다. ‘보수 진영 내 이낙연’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진중한 성격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선된 2012년 대선에서 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을 맡으며 한때 ‘친박 의원’으로 분류되기도 했지만 이후 계파 정치와는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국민의당과 국민의힘의 ‘화학적 결합’이 화두에 오른 가운데 중도‧보수 성향의 권 부위원장이 ‘연결고리’ 역할을 자처할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
결국 권 부위원장은 윤 당선인과 안 위원장, 이 대표와 안 위원장,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간의 의견 조율을 담당하는 ‘중재자’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에는 이 대표 뒤를 이어 당 대표에 도전하거나 입각하는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현재 윤 당선인의 ‘1순위 최측근 인사’는 비서실장에 임명된 장제원 의원이라는 게 정치권 중론이다. 이에 권 부위원장이 장 비서실장과 함께 청와대에서 윤 당선인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