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新 윤핵관’? 권영세 ‘몸값’이 높아진 이유
  • 박성의 기자 (sos@sisajournal.com)
  • 승인 2022.03.1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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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대학 2년 선배이자 ‘멘토’…“安 주춧돌이라면 權은 버팀돌”
‘포스트 이준석’ 체제 정비할 당 대표, 입각 가능성 등 거론
20대 대선개표가 진행되고 있는 10일 새벽 국회 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개표상황실에서 권영세 총괄선대본부장이 득표율이 역전되자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20대 대선개표가 진행되고 있는 10일 새벽 국회 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개표상황실에서 권영세 총괄선대본부장이 득표율이 역전되자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핵심 인사로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이 주목받고 있다. 윤 당선인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에 권 의원을 임명하면서다. 이로써 권 부위원장은 안철수 위원장과 더불어 차기 정부의 초기 인선을 총괄하게 됐다. 윤 당선인의 ‘43년 지기’인 권 부위원장이 ‘신(新)윤핵관’(새로운 윤석열 핵심 관계자)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는 가운데 권 부위원장이 ‘통합정부’의 핵심 요직을 꿰찰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윤 당선인은 13일 대통령직인수위 부위원장에 권 의원을 임명했다. 이로써 권 부위원장은 인수위원장을 맡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도와 차기 정부의 밑그림을 그리게 됐다. 안 위원장이 새 정부의 설계도를 그리면 권 부위원장은 안 위원장의 청사진을 실현하는 실무를 총괄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윤 당선인은 “권 의원은 잘 알다시피 풍부한 의정경험과 경륜으로 지난 선거과정에서 유능하고 안정적인 리더십을 보여줬다”며 “안 위원장과 정부 인수 업무를 성공적으로 이끌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정치권에서는 ‘예고된 인사’라는 해석이 나온다. 평소 윤 당선인과 권 부위원장의 관계가 그만큼 두터웠기 때문이다. 윤 당선인과 권 부위원장은 43년 전 ‘학연’으로 첫 관계를 맺었다. 권 부위원장은 서울대 법대 77학번으로 윤 당선인의 2년 선배다. 서울대 형사법학회에서 윤 당선인과 권 부위원장이 같이 활동하기도 했다. 윤 당선인은 정치권에 데뷔한 이후에도 사석에서는 권 부위원장을 ‘형’이라 부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선대본부에서 활동했던 한 관계자는 “단순히 친한 사이를 넘어 윤 당선인이 ‘정치 멘토’로서 권 의원은 존중하는 것 같다. 이번에 (대통령직인수위) 부위원장을 맡은 것도 윤 당선인의 간곡한 부탁이 있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안철수 대표가 인수위의 ‘주춧돌’이지만 어찌 됐건 당 밖에서 들어온 외부인사다”라며 “윤 당선인으로서는 당 내부 사정을 잘 알면서도 가장 믿을 수 있는 ‘버팀돌’이 인수위에 필요했을 것”이라고 인사 배경을 추측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이 1월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본부-원내지도부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이 1월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본부-원내지도부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安-尹, 安-李 사이 ‘연결고리’ 담당할 수도

취재 과정 중 만난 국민의힘 한 초선의원은 권 부위원장을 ‘신(新)윤핵관’(새로운 윤석열 핵심 관계자)에 비유하기도 했다. 다만 기존 ‘윤핵관’이라는 표현에 ‘비선실세’라는 함의가 담겼다면 ‘신윤핵관’은 당 전체에 영향을 끼치는 ‘공개된 실세’가 됐다는 후문이다. ‘김종인 선대위’가 해체된 이후 구원투수로 투입된 권 부위원장이 안정적으로 당내 분란을 수습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다. 선대위 개편을 이끄는 과정에서 윤 당선인뿐 아니라 이준석 대표 역시 권 부위원장에게 큰 신뢰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권 부위원장의 옅은 ‘계파색(色)’도 그가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다. 권 부위원장은 4선 중진 의원으로 2002년 8월 재보궐선거를 통해 정계에 입문했다. ‘보수 진영 내 이낙연’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진중한 성격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선된 2012년 대선에서 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을 맡으며 한때 ‘친박 의원’으로 분류되기도 했지만 이후 계파 정치와는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국민의당과 국민의힘의 ‘화학적 결합’이 화두에 오른 가운데 중도‧보수 성향의 권 부위원장이 ‘연결고리’ 역할을 자처할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

결국 권 부위원장은 윤 당선인과 안 위원장, 이 대표와 안 위원장,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간의 의견 조율을 담당하는 ‘중재자’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에는 이 대표 뒤를 이어 당 대표에 도전하거나 입각하는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현재 윤 당선인의 ‘1순위 최측근 인사’는 비서실장에 임명된 장제원 의원이라는 게 정치권 중론이다. 이에 권 부위원장이 장 비서실장과 함께 청와대에서 윤 당선인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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