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일각서 탄력 받는 ‘이재명 역할론’…내분 신호탄 되나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2.03.14 16: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두관 “이재명 비대위 필요” vs 이상민‧노웅래 “패장 책임져야”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해단식에 참석한 뒤 당사를 떠나고 있다. ⓒ 국회사진기자단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해단식에 참석한 뒤 당사를 떠나고 있다. ⓒ 국회사진기자단

제20대 대선 패배 이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한 더불어민주당에서 ‘잡음’이 나오고 있다. ‘이재명 역할론’을 두고 찬반이 부딪히면서다.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상임고문에게 당 수습을 맡겨야 한다는 의견과 시기상조라는 주장이 엇갈리는 분위기다.

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14일 자신의 SNS를 통해 ‘지방선거 출마자 3158명이 이재명 비대위원장을 원합니다’라는 글을 올려 “윤호중 의원은 비대위원장직을 즉시 사퇴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을 뽑아 당 혁신과 지방선거 필승을 위한 비대위원을 새로 선임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지난 12일부터 이재명 고문을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하는 서명운동을 진행해왔다.

김 의원은 “이재명 고문은 비대위원장으로 지방선거를 이끄는 것을 다시 한 번 신중히 검토해 주시기를 바란다”며 “성남시장, 경기도지사의 실적을 바탕으로 대선에서 선전한 이 고문은 아래로부터의 개혁, 지방자치의 상징이다. 지방 자치로 나라를 바꾸겠다는 뜻을 실천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당 지도부가 대선 패배에 책임이 큰 윤 비대위원장을 세운 것과 특정 계파에 소속된 인사를 비대위원으로 추천한 것은 인적 청산도, 쇄신도 피해가려는 것이 아닌가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윤 원내대표는 당원게시판에서 권리당원들이 악의적이고 지속적으로 우리 당의 대선 후보를 비방하고 심지어 윤석열 후보를 지지하면서 해당행위를 방치한 책임 하나만으로 비대위원장을 맡을 자격이 없다”고 꼬집었다.

이수진 의원도 자신의 SNS에 “단 하루의 고민으로 대선 패배의 책임자 중 한 명인 윤호중 원내대표에게 비대위를 맡겨선 안 된다. 이는 지방선거마저 미리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밝혔다. 정춘숙 의원도 “지난 금요일 의원총회가 있었고 발언한 의원 대부분이 윤호중 비대위의 불가함을 말했다”면서 “대선 패배의 책임을 함께 질 수밖에 없는 공동선대위원장이 비상대책위원장을 맡는 것은 극히 비상식적”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이재명 역할론’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노웅래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대선 패배의 대표적인 책임자라 할 수 있는 원내대표(윤 위원장)가 다른 사람들은 전부 총사퇴하고 혼자만 남아서 돌려막기 하는 것에 대해서 문제제기가 많았다”면서도 “이 상임고문은 지금은 성찰의 시간을 갖도록 그냥 놔두는 게 좋을 것 같다. 당으로 봐도 본인을 위해서라도 바람직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상민 의원도 BBS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이 상임고문의 역할론이 대두되는 것과 관련해 “너무 섣부르다. 대선 패장으로서 책임도 있고, 지도부가 대선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 터에 장본인인 이재명 고문이 또 나선다는 것은 모양상 안 좋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채이배 민주당 비대위원도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재명 역할론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일축했다. 채 위원은 “대선 패배로 가장 힘든 분은 후보(이재명 상임고문) 본인일 것이다. 현재로선 이 후보에게 충분한 재충전이 급선무라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 상임고문은 이날 자신의 블로그에 “미안합니다. 감사합니다. 제가 부족했습니다”라며 짧은 글을 게재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