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그룹 오너 일가 이사 선임안에 반대 목소리 나온 까닭은
  • 송응철 기자 (sec@sisajournal.com)
  • 승인 2022.03.17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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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CG “일감 몰아주기 수혜자” 이사 선임 반대 권고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영풍그룹 본사 ⓒ시사저널 박정훈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영풍그룹 본사 ⓒ시사저널 박정훈

의결권 자문사인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가 영풍그룹 계열사들의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오너 경영인의 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 반대를 권고했다.

CGCG는 최근 고려아연이 최윤범 고려아연 부회장과 장형진 영풍 회장을 각각 사내이사와 기타비상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에 대해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CGCG는 영풍정밀의 최창규 영풍정밀 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CGCG가 이처럼 반대 의견을 낸 건 이들이 그룹 내 일감 몰아주기의 수혜자라는 이유에서다. 실제 최윤범 부회장과 장형진 회장은 고려아연 등으로부터 일감 몰아주기 수혜를 입은 영풍정밀과 서린상사, 서린정보기술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영풍가(家) 3세인 최 부회장은 고(故) 최기호 영풍그룹 공동창업주의 손자이자 최창걸 고려아연 명예회장의 차남이고, 장 회장은 고(故) 장병희 영풍그룹 공동창업주의 명예회장의 차남이다.

최창규 회장 역시 영풍정밀의 주주이자 대표이사다. 최 회장은 최기호 공동 창업주의 삼남이다.

영풍정밀은 최윤범 부회장과 장형진 회장 등 오너 일가가 지분 43.16%를 보유한 유압기기 제조업체다. 이 회사는 매년 매출의 상당 부분을 내부거래로 채웠다. 실제 영풍정밀은 지난해 전체 매출 787억원 중 24.35%에 해당하는 191억원이 계열사와의 거래에서 나왔다.

그 이전에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영풍정밀의 연도별 내부거래 비중은 2020년 25.09%(총매출 908억원-내부거래액 228억원), 2019년 26.23%(749억원-196억원), 2018년 24.67%(659억원-162억원), 2017년 30.00%(658억원-197억원) 등이었다.

서린정보기술은 최윤범 부회장과 장형진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자 지분율이 86.67%에 달하는 사실상 오너 일가의 개인 회사다. 영풍그룹 계열사들은 매년 이 회사의 매출 상당 부분을 책임져줬다. 특히 서린정보기술의 내부거래 비중은 점차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 회사 연도별 내부거래율은 2016년 11.33%(224억원-25억원), 2017년 13.43%(228억원-30억원), 2018년 12.76%(232억원-29억원), 2019년 16.49%(210억원-34억원), 2020년 26.12%(238억원-62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종합상사인 서린상사도 최 부회장과 장 회장 등 오너 일가 지분율이 50.03%에 달한다. 나머지 49.97%는 고려아연이 보유하고 있다. 서린상사의 경우는 매년 내부거래 비중이 10% 이하로 비교적 낮았다. 그러나 그 액수는 매년 200억원을 상회했다. 서린상사의 연도별 내부거래 규모는 2016년 216억원, 2017년 290억원, 2018년 215억원, 2019년 215억원, 2020년 199억원 등이었다.

한편, 영풍그룹은 최씨와 장씨 일가가 공동 경영하고 있다. 최기호·장병희 공동창업주가 1949년 의기투합해 그룹을 일궈낸 이후 현재까지 ‘한 지붕 두 가족’ 체제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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