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코로나19로 만성질환 예방·관리에 공백 발생”
지난해 고혈압·당뇨병을 진단받은 환자와 우울감을 경험한 사람이 전년에 비해 늘어나는 등 국민의 전반적인 건강 수준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은 12일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22만924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1 지역사회건강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 결과, 지난해 국내 30세 이상 국민 중 20.0%가 고혈압 진단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인 2020년에 비해 0.8%p 증가한 수치다. 당뇨병 진단 경험률은 8.8%로, 전년에 비해 0.5%p 증가했다. 반면 고혈압 진단 경험자의 치료율은 93.3%로, 전년에 비해 0.2%p 줄었다. 당뇨병 진단 경험자의 치료율 역시 91.2%로, 전년 대비 0.3%p 감소했다. 만성질환 진단 사례는 증가했으나 질환 관리 수준은 악화된 셈이다.
비만율 역시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자신의 체질량지수(kg/㎡)가 25 이상이라고 보고한 비율은 32.2%로, 전년에 비해 0.9%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년 간 체중을 줄이거나 유지하려고 노력한 비율은 65.5%로, 전년보다 0.3%p 줄어들었다.
정신건강 지표 역시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대상 중 최근 1년 간 연속적으로 2주 이상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의 우울감을 경험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6.7%로, 전년 대비 1%p 상승했다. 평소 일상생활 중 스트레스를 많이 느끼는 사람의 비율은 26.2%로 전년 비율을 유지했다.
흡연율은 2009년부터 전반적인 감소 추세가 이어졌으나 전자담배 사용률은 증가했다. 흡연율의 경우 19.1%로 전년 대비 0.7%p 감소했다. 반면 궐련형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비율은 3.6%로 전년 대비 0.9%p 증가했다. 최근 1달간 액상형 전자담배를 사용한 적이 있는 사람의 비율 역시 2.0%로 전년 대비 0.7%p 늘어났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만성질환 관리지표가 악화된 결과는 최근 보건소 등 지방정부의 보건의료 역량이 코로나19 대응에 집중된 측면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면서 “코로나19로 약 2년간 공백이 발생한 만성질환 예방·관리 영역에 보다 많은 투자와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