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봄만 되면 자꾸 졸리고 피곤해지는 걸까 [강재헌의 생생건강]
  •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2.04.10 10:00
  • 호수 16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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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몬 변화 등으로 춘곤증 발생
규칙적인 일과와 숙면에 신경 써야

38세 직장인 남성 A씨는 3월 들어 온종일 졸리고 피곤하며 주말에 충분히 쉬어도 나아지지 않아 고민이다. 몸이 나른해지고 업무 집중도가 떨어져 중요한 서류 작성 중 실수로 낭패를 본 적도 있다. 동네 의원에서 진찰과 혈액검사를 받아보았지만 특별한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춥고 긴 겨울이 지나 포근한 봄철이 되면 우리 몸에 큰 변화가 찾아오게 된다. 봄철에는 낮 기온이 상승하면서 일교차가 커지기 때문에 체온 조절이 어렵고 혈관이 이완과 수축을 반복해야 한다. 이 때문에 순환기계에 부담을 줘 무기력하고 피곤하고 지치게 된다. 

햇볕에 노출되는 낮이 길어지면서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이 분비되어 우리 몸에 활력을 주지만, 봄철에는 이 호르몬의 변동 폭이 커 체내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도 있다. 또한 겨울철보다 밤의 길이는 줄고 낮은 길어지면서 수면의 질이 나빠지고, 낮에 피로감이 증가하게 된다. 더욱이 봄이 되면 신체활동량이 늘어나고 이에 따라 단백질·무기질·비타민 등 여러 영양소 소요량이 증가한다. 그러나 겨울 동안 이런 영양소 섭취는 줄어든 상태이기 때문에 이에 따른 영양 불균형으로 피로감·졸음 등이 나타나는 것이다. 

또한 취학, 취업, 인사 이동 등 사회적 변화가 생겨 신체적 또는 정신적 스트레스가 커지게 된다. 이러한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봄철이면 나타나는 증상을 춘곤증이라고 한다.

춘곤증의 대표적인 증상은 피로감, 졸음, 식욕부진, 소화불량, 현기증 등이다. 잠을 충분히 자도 졸음이 오고 식욕이 떨어지며 몸이 나른해져 작업 능률이 오르지 않는다. 춘곤증은 질병은 아니지만 매년 2월 말부터 4월까지 겪게 되는 계절 현상이다.

ⓒ시사저널 임준선
ⓒ시사저널 임준선

춘곤증 오래가면 질환 의심해야

춘곤증은 봄에만 나타나는 정상적인 생리현상이므로 반드시 병원에서 치료받을 필요는 없다. 하지만 간혹 당뇨병, 간질환, 갑상선질환, 빈혈 및 영양 결핍성 질환이 증상의 원인일 수 있으므로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식사를 적절히 하는 데 신경 써야 한다. 문제는 그렇게 해도 증상이 한 달 이상 지속될 경우, 병·의원에서 진찰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춘곤증으로부터 탈출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노력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첫째, 규칙적인 일과를 지키도록 해야 한다. 잠자리에 드는 시간과 기상 시간을 규칙적으로 하고, 잠은 하루 7~8시간 정도 자는 것이 좋다. 또한 숙면을 위해 자정 이전에 잠자리에 드는 것이 중요하다. 침실 온도와 습도를 적절하게 유지하고 여건이 된다면 짧은 낮잠을 자는 것도 도움이 된다. 

둘째, 과로를 피하고 휴식 시간을 충분히 가지며, 외부 약속이나 일정을 최소화하고 스트레스는 그때그때 풀어야 한다. 셋째, 물을 충분히 마시고, 신선하고 영양소가 풍부한 음식을 조금씩 자주 먹도록 한다. 물론 고른 영양 섭취에 신경 써야 하며 비타민·무기질 등이 풍부한 봄나물 섭취도 도움이 된다. 넷째, 될 수 있으면 햇볕을 쬘 수 있는 실외에서 가벼운 운동을 매일 하고, 운동 후 스트레칭을 하는 게 좋다. 다섯째, 저녁에 샤워나 목욕으로 긴장을 풀어주고, 명상이나 이완 요법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것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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