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확진자 비중 커지는데…거리두기 해제 괜찮을까
  • 박나영 기자 (bohena@sisajournal.com)
  • 승인 2022.04.1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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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사망자 93.9%이 60대 이상…"60대 이상 목숨 담보로 일상회복 안돼"
지난달 20일 중랑구 서울의료원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환자를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0일 중랑구 서울의료원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환자를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확연한 감소세를 보이면서 일상 회복으로 성큼 다가선 모양새다. 정부도 방역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포스트 오미크론' 체계 준비에 한창이다. 그러나 60세 이상 고령층 등 취약계층의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규모는 여전히 우려스러운 수준이다. 일상 회복에만 무게를 둘 경우 자칫 더 큰 희생을 치를 수 있다는 지적이다. 

11일 9만 명대까지 떨어졌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하루 만에 다시 20만 명대로 올라섰다. 주말·휴일 동안 줄었던 검사 건수가 평일 수준을 회복한 영향이다. 그럼에도 1주 전인 지난 5일(26만6103명)보다는 5만5348명 줄었다. 예상대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게 방역당국의 평가다. 

다만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수는 안심하기엔 이른 수준이다. 위중증 환자는 1005명으로 전날보다 94명 줄었지만 여전히 1000명 선을 유지하고 있다. 사망자 또한 171명으로 직전일보다 87명 적지만 여전히 세자릿수를 기록 중이다. 누적 사망자는 1만9850명으로, 2만 명을 코앞에 두고 있다. 재원 위중증 현황 또한 인구 10만명당 2.13명(11일)으로 1주 전인 지난 5일(2.17명)과 유사한 수준이다. 

특히 60대 이상 고령층에 대한 경고등이 꺼지지 않고 있다. 이날 사망자를 연령대별로 보면 80세 이상이 104명(60.8%)으로 가장 많고 이어 70대 37명, 60대 21명, 50대 6명, 40대·30대·20대 각 1명이다. 60대 이상이 94.7%에 이른다. 누적 사망자 중에서도 60대 이상이 93.9%를 차지하고 있다. 

신규 확진자 중에서도 60대 이상 고령층의 비율이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일주일(5~11일)간 전체 확진자(142만3275명) 중 60세 이상 확진자는 20.2%(28만7812명)로 집계됐다. 지난달 2주차에 16.2%이던 점유율이 매주 1%포인트 안팎으로 증가해 20%를 넘어선 것이다.

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을 마친 이들 중 면역저하자를 대상으로 4차 접종이 시작된 지난 2월14일 오후 서울의 한 병원에서 의료진이 노바백스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을 마친 이들 중 면역저하자를 대상으로 4차 접종이 시작된 지난 2월14일 오후 서울의 한 병원에서 의료진이 노바백스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이번주 내놓을 '포스트 오미크론'의 핵심은 의료체계를 정상으로 되돌려 놓는 것이다. 코로나19를 일반 의료체계 내에서 관리하려면 법정감염병 등급을 하향해야 한다. 현재는 1등급 감염병으로 지정돼 모든 확진자는 원칙적으로 음압병실 등에서 격리치료를 받도록 돼 있다. 등급이 하향돼 확진자 격리 의무가 사라지면 각 의료기관은 격리병상 수를 줄이고, 위중증 환자를 위한 감염병전담병원 병상 또한 단계적으로 축소된다. 

전문가들은 중증화·사망 위험이 높은 60대 이상 확진자 비율이 늘어나는 데 대한 대비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김우주 고려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먹는 치료제의 원활한 공급 등 사망자를 줄이는 게 현안인데, 정부 정책이 '엔데믹'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 같다"며 "60세 이상 목숨 담보로 일상회복을 해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고령층의 위증증 비율과 사망 피해가 늘어나면서 정부는 60대 이상을 대상으로 한 4차 접종(2차 부스터샷)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2월부터 면역저하자와 요양병원·시설 입원·입소자, 종사자 등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4차 접종을 진행해왔으나 일반으로까지 대상을 확대하려는 것이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스라엘에서 60세 이상 고령층의 4차 접종의 감염예방 효과가 8주 정도만 지속된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됐다. 미국은 50세 이상에게 4차접종을 허용하고 있고, 유럽에서는 80세 이상에 대해 4차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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