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지방선거③] ’최초 재선도전’ 백군기-’윤심’ 이상일…용인시장 맞붙는다
  • 공성윤 기자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22.05.03 18:5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욕망의 땅’ 용인시장 선거, 국민의힘 예비후보 등록자 경기도내 최다 기록

[편집자 주] 지난 1995년 지방선거 도입(기초자치단체장 직선제) 이후 27년째인 올해 6·1지방선거에서 주목받는 자치단체가 있다. 지난 1월13일 ‘특례시’로 출범한 경기도 고양·수원·용인특례시와 경상남도 창원특례시다. 특례시는 특별시·광역시가 아닌 기초자치단체 중 인구 100만 명 이상의 도시에 부여된 행정 명칭이다. 기존 기초자치단체의 지위는 유지하면서 광역시 수준의 행정·재정적 자치 권한을 부여받는 도시다. 그동안 인구수를 토대로 한 자치단체 권한 강화 등의 필요성이 제기됐고, 관련 규정이 담긴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안은 지난 2020년 12월9일 국회 문턱을 넘었다. 시사저널은 특례시 출범 이후 처음 치러지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난 4월18일부터 고양시와 수원시 예비후보들을 소개하는 기사를 올렸다. 세 번째 순서는 인구 107만여명의 용인특례시다.

용인시청 전경 ⓒ 시사저널 박정훈
용인시청 전경 ⓒ 시사저널 박정훈

 

경기 남부권의 대표 주거지인 용인시는 ‘욕망의 땅’이다. 잇따른 개발 호재로 매년 들썩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용인 기흥구 일대에 개발계획이 확정된 275만㎡ 규모의 ‘플랫폼시티’에는 6조원 넘는 돈이 투입될 예정이다. 이 외에도 반도체 클러스터, 의료복합산업단지 등 메머드급 산업단지가 출범을 앞두고 있다.

이 같은 개발 호재는 용인시장에게 양날의 검이다. 개발 사업에서 각종 인허가권을 쥔 시장들이 권한을 사적으로 휘두르다 사법 처리됐기 때문이다. 인사비리로 실형을 선고받은 서정석 전 시장(민선 4기)을 빼면, 민선 1~6기 시장 모두 임기 전후로 부동산 개발 관련 비리가 적발돼 법정에 섰다. 이 때문에 단 한 번도 재선 시장이 나온 적이 없다.

이러한 ‘흑역사’로 인해 용인시는 지자체장의 무덤이란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갈수록 경제력이 커지는 용인시는 여전히 매력적인 도시다. 이를 방증하듯 오는 6·1 지방선거에서도 수많은 후보들이 출사표를 던졌다. 국민의힘에서 예비후보로 등록한 사람만 13명에 달해 경기도 내 최다를 기록했다. 이 중에는 4선의 한선교 전 국회의원을 비롯해 권은희 전 의원, 정득모 전 서울물연구원장 등이 포함돼 있어 면면도 쟁쟁하다.

국민의힘에서 이처럼 많은 도전자가 나온 배경에는 이번 대선 결과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용인시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이재명 후보를 이긴 도내 8개 시·군 중 한 곳이기 때문이다. 일단 지난 4월30일 국민의힘 경기도당은 이상일 전 의원을 최종 후보로 낙점했다. 여기에는 ‘윤심’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용인시 당협위원장인 이상일 후보는 대선 때 윤석열 캠프 공보실장과 상근보좌역을 맡아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를 이끌었다.

이 후보는 5월2일 용인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반도체 관련 소재·장비·부품 업체가 입주하는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용인 처인구 남부지역을 동서로 관통하는 민자 고속도로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삼성 반도체가 있는 기흥구와 원삼 SK하이닉스 산업단지를 고속도로로 연결하고, 인근 지역을 반도체 산업 벨트로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후보는 “인프라와 자족기능을 갖춘 대규모 산업단지를 만들어 용인을 미국의 실리콘밸리를 능가하는 반도체 도시로 키우겠다”고 선언했다.

이 후보는 앞서 교통 관련 공약을 꺼내들기도 했다. 그는 4월28일 “지하철 3호선을 용인 처인구 원삼반도체 지역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중앙정부와 협의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SRT수서역을 통과하는 3호선을 서판교와 GTX용인역을 지나 반도체 클러스터가 조성될 원삼면까지 잇겠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윤 당선인과 가깝다는 이점을 살려 “용인시장으로 당선된다면 윤 당선인께 용인을 발전시킬 수 있는 각종 사업들을 주요 현안으로 보고하고 지원을 요청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상일 "실리콘밸리 능가"-백군기 "난개발 저지"

더불어민주당에서는 5월3일 백군기 용인시장이 최종 후보로 확정됐다. 백 시장이 이번에 당선되면 ‘용인시 최초 재선 시장’이란 타이틀을 얻게 된다. 그는 지난 5월1~2일 이건한 전 용인시의회 의장과 2파전으로 치러진 경선을 통과했다. 백군기 후보는 “지난 4년 동안 난개발에 맞서 열심히 일한 성과를 인정받았다는 면에서 시민에게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백 후보는 임기 내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힘써왔다. 그 결과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생산공장 4곳 건설 계획이 올해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또 다른 업적인 플랫폼시티 개발과 관련해선 올 하반기부터 토지 보상을 시작해 내년에 삽을 뜰 계획이다. 그 외에 경전철의 광교 연장, 동부지역 철도망 확충 등 교통 인프라 확충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백 후보가 재임에 성공하면 지난 임기 동안 추진했던 사업들에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