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룡’ 이재명·안철수 뜨면서 더 뜨거워진 ‘미니 총선’
  • 김종일 기자 (idea@sisajournal.com)
  • 승인 2022.05.05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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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지는 국회의원 7곳 보선
李는 인천 계양, 安은 성남 분당 출마설…결과 따라 정국 파장
6·1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총 7곳으로 확정된 가운데, 여야의 가장 강력한 차기 대선주자로 꼽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오른쪽)과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왼쪽)의 등판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선거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연합뉴스
6·1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총 7곳으로 확정된 가운데, 여야의 가장 강력한 차기 대선주자로 꼽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오른쪽)과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왼쪽)의 등판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선거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연합뉴스

6·1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총 7곳(대구 수성을, 인천 계양을, 경기 성남 분당갑, 강원 원주갑, 충남 보령·서천, 경남 창원 의창, 제주 제주을)으로 확정된 가운데, 여야의 가장 강력한 차기 대선주자로 꼽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과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의 등판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선거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자칫 본선거인 지방선거보다 국회의원 보궐선거 결과가 향후 정국에 더 큰 파장을 낳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5월5일 현재 이 고문은 송영길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내놓은 인천 계양을에, 안 위원장은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지사 후보가 사퇴한 경기 성남시 분당갑에 각각 출마할 것이라는 얘기들이 나온다. 두 사람 다 대선 재도전을 노리는 만큼 원내 입성을 통한 정치적 공간 확보에 나서지 않겠냐는 해석이다. 특히 모두 당권 도전을 통해 자신을 중심으로 당내 권력 지도를 새롭게 그리려면 원내 진입은 필수적 교두보라는 분석이 많다. 국회의원 배지를 달 경우 이 고문은 초선, 안 위원장은 3선 의원이 된다. 

이재명과 안철수 두 사람이 인천 계양이나 성남 분당 중 어느 한 곳에서 직접 맞붙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일단 그런 빅매치는 보기 힘들 전망이다. 그렇게 되면 ‘대선 2라운드’가 펼쳐지겠지만, 그 결과에 따라 짊어져야 할 정치적 부담이 너무 큰 탓이다. 두 사람 모두 맞대결은 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다만 한 사람이 어느 한 지역에 출마를 결정하면, 나머지 한 명도 다른 지역 출마를 모색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5월5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두 사람 출마는 연동돼 있다”고 분석했다. 

 

먼저 움직이는 安…안랩 본사 ‘경기 분당’ 나서나

정치권에선 안철수 위원장이 선제적으로 경기 분당갑 보궐선거 출마 선언을 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인수위 활동 막바지이니만큼 보궐선거 출마와 관련해 그동안 말을 아껴온 안 위원장이지만, 5월6일 인수위 해단식에서 출마 선언을 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이다. 분당갑에는 안 위원장이 창업한 안랩 본사를 비롯한 첨단 정보기술(IT) 회사들이 집중돼 있어 적합한 지역구라는 평가가 있다. 

안 위원장은 5월3일 마감된 보궐선거 후보자 등록은 신청하지 않았다. 안 위원장이 분당갑 출마를 선언하게 되면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교통정리’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은 안 위원장을 전략공천한다는 방침이지만, 이미 출마를 선언한 박민식 전 의원 등이 반발할 가능성이 있다. 안 위원장 출마에는 윤 당선인의 제안이 결정적이었다는 후문이다. 윤 당선인과 국민의힘은 안 위원장이 분당갑에 출마할 경우, 현재 민주당 김동연 후보와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 간 접전이 벌어지는 경기지사 선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시간이 변수다. 이번 지방선거와 보궐선거 출마자의 선거관리위원회 후보 등록 기간은 5월12~13일이다. 경선을 실시하기에는 시간이 촉박하다. 이런 점을 감안한 듯 “꽃가마(전략공천)는 태워드릴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최근 전략공천을 염두에 둔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안 위원장과 이 대표는 과거 같은 지역구(서울 노원병)를 놓고 맞붙은 바 있다. 안 위원장이 분당갑에 출마할 경우 자연스럽게 교통정리가 되면서 불편한 관계의 핵심 이유를 끊어낼 수 있다. 안 위원장은 지난 3·9 대선에서 함께 치러진 종로 보궐선거 차출론이 제기됐을 때도 ‘노원병 사수’를 이유로 출마하지 않았다. 

 

李의 고심…계양 출마할까, 8월 당권 도전 직행할까

이재명 고문은 인천 계양을 출마 여부를 고심하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는 찬반 의견이 엇갈린다. 찬성론의 핵심은 최근 당 지지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지방선거 판세가 불리하게 돌아가는 만큼 이 고문이 직접 등판해 당의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한다는 논리다. “지방선거 상황이 많이 어려워지고 있어 저희로서는 지난 대선에서 이 고문을 지지했던 분들의 마음을 다시 결집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박홍근 원내대표)는 입장 표명이 대표적이다. 최근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도 “이재명을 계양하라” “이재명을 계양에 전략공천하라”는 강성 지지층의 요구가 연일 빗발치고 있다.

반대론의 핵심은 대선 패배 2개월 만에 국회의원 보선에 출마해 전국 선거를 지휘하는 건 너무 이르다는 ‘시기상조론’이다. 여기에 최근 이 고문을 향한 사정 당국의 수사가 본격화되고 있는데, 이 고문의 국회 입성 움직임이 자칫 ‘방탄조끼 착용’처럼 보여지는 것도 부담이다. 명분을 확보하려면 민주당의 지지세가 강한 계양이 아닌 분당 등에 출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런 비판에 대해 서울시장에 출마한 송영길 전 대표는 5월3일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이 고문을 뒷방에 가둬두자는 건 국민의힘 논리이자 이적행위다. 지방선거에서 어떤 형태로든 반드시 뛰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일단 계양을 포함해 보궐선거 지역구 7곳을 모두 전략선거구로 정했다. 이 고문의 전략공천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이 고문의 등판이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평가와 함께 이 고문 측에서는 당초 계획대로 이번 선거에서는 지원 유세를 적극적으로 하고, 8월에 당권에 도전하는 시나리오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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