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공식석상에 선 김건희 여사…‘조용한 내조’ 가능할까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2.05.10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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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한 걸음 뒤’에서 ‘조용한 내조’ 눈길…‘영부인’ 김건희의 미래는

10일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을 기점으로 김건희 여사도 공식 등판했다. 김 여사는 지난해 12월 경력 부풀리기 논란 등으로 대국민 사과를 한 이후 공개 일정을 자제해오다, 5개월 만에 다시 국민 앞에 섰다. 김 여사 측은 향후 ‘조용한 내조’를 이어간다는 계획이지만, 그의 일거수일투족엔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고 있다.

김 여사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 서초구 자택에서 윤 대통령과 출근길을 함께 하며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이후 11시께 국회 앞마당에서 열린 취임식에 도착해서는 시민들과 악수를 하며 인사를 나눴다. 별다른 공식 발언을 내놓진 않았지만, 간혹 박근혜 전 대통령이나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와 짧게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오전 국립현충원 참배에서는 검은 정장 차림이었으며 취임식에선 흰색 원피스를 입은 모습이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0일 서울 용산구 집무실로 향하며 환영 나온 주민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0일 서울 용산구 집무실로 향하며 환영 나온 주민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적극적 행보 고려 안 해…조용한 내조 이어갈 것”

김 여사 측은 여론의 관심을 의식해 당분간 공식 활동 대신 ‘조용한 내조’에 전념한다는 계획이다. 김 여사 측 관계자는 “적극적인 행보는 계획하지 않고 있다”며 “조용한 내조를 하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단독 일정을 갖는 대신 윤 대통령의 배우자로서 공식 석상에 함께하는 자리 등만 소화한다는 구상이다.

김 여사 측은 자신의 회사 코바나컨텐츠도 폐업 수순을 밟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김 여사는 윤 대통령 공식 취임 이후에도 자신의 회사를 지속 운영하며 헌정 사상 처음으로 ‘직책 있는 영부인’으로서 활동 할 수 있다는 기대를 받았으나, 이는 실현하기 어려워진 셈이다. 야당 측에서 코바나컨텐츠를 둘러싼 허위 전시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만큼, 불필요한 논란을 만들지 않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김 여사는 ‘조용한 내조’의 일환으로 차후 유기견과 소외계층 등을 위한 봉사활동 등의 일상을 공유하며 물밑에서 국민과 소통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 여사가 전시 기획사인 코바나컨텐츠를 15년간 운영해온 것을 고려해 전문분야를 살려 문화‧예술 분야 지원 활동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김건희 여사와 함께 인사하고 있다. ⓒ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김건희 여사와 함께 인사하고 있다. ⓒ 국회사진기자단

金 일거수일투족에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野 공세도 거세질 듯

다만 김 여사 측의 ‘조용한 내조’ 의지와는 달리, 그의 일거수일투족엔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김 여사는 지난 3월9일 윤 대통령 당선 이후 사찰 방문 등의 비공식 일정을 소화하며 본격 영부인으로서 채비에 나섰는데, 그때마다 김 여사의 패션에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김 여사의 치마나 가방 등은 한 때 품절 소동을 빚은 것으로도 알려졌다.

야당 일각에서도 김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정치판 한 가운데로 소환하려는 태세다. 현재 더불어민주당에서 공세를 집중하는 의혹은 ‘김건희 실세’ 프레임이다. 이날 새벽까지 이어진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선 한 후보자와 김 여사가 나눈 수백 통의 SNS 메시지가 도마 위에 올랐다. 김 여사가 한 후보자에게 명령을 내리는 관계라는 의혹이다. 이와 관련해 강병원 민주당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윤석열 정부의 1인자는 김건희”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오전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초동 자택을 나서며 어린이들로부터 꽃다발을 받은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부인 김건희 여사와 함께 10일 오전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초동 자택을 나서며 어린이들로부터 꽃다발을 받은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야당 측에선 대통령실 인선에 김 여사가 개입했다고도 의심하고 있다. 국정홍보비서관에 내정된 강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이나 법률비서관에 내정된 주진우 변호사, 종교다문화비서관에 내정된 김성회 자유일보 논설위원 등이 모두 김 여사와 친분을 공유하는 사이인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이외에도 민주당은 새 대통령 관저로 쓰일 외교부 공관에 김 여사가 방문했을 당시 나무를 자르라고 지시하거나 현 정의용 외교부 장관 부인에게 나가 달라 요구했다고 주장하며, 이른바 ‘갑질 의혹’을 띄운 상태다.

김 여사 측은 이 같은 의혹 제기 모두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특히 김 여사 측은 외교부 공관 갑질 의혹에 대해선 ‘거짓 선동’이라고 일축하며 허위사실 유포 행위에 대한 법적 대응을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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