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문 이어지자 박지현 “고통스럽지만 포기하지 않겠다”
더불어민주당이 잇따른 ‘성 비위 의혹’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12일 3선 중진 의원인 박완주 민주당 의원이 성추문에 휘말리며 제명됐다. 민주당은 과거 ‘안희정·오거돈·박원순’ 세 광역단체장이 성희롱·성폭행 의혹 등에 휘말리자 대대적인 쇄신과 재발 방지를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당내 핵심 인사가 다시 성 비위 사건에 휩싸이면서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신현영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열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통해 박 의원에 대한 제명건을 의결했다고 설명했다.
신 대변인은 “당내에서 성비위 사건이 발생한 것에 대해 송구한 마음”이라며 “피해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노력하겠다. 2차 가해 방지 및 피해자 보호를 위해 상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 윤리신고센터 등을 통해 국회 차원에서의 징계도 강력히 요청할 예정이라고 신 대변인은 설명했다.
박 의원은 원내수석, 정책위의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친 민주당 핵심 인사다. 차기 원내대표로 거론되기도 했다. 박 의원 제명이 갑작스럽게 발표되자, 민주당 내부에 적지 않은 동요가 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민주당 한 의원은 “(성 비위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아직 경찰 조사 등이 이뤄지지는 않은 만큼 입장을 밝히기는 어렵다”면서도 “당이 제명 결정을 내렸다는 것은 어느 정도 사실 확인은 끝난 것 같다. 황망하다. 같은 유형의 사건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대선 패배 후 비대위 체제를 가동 중인 민주당 수뇌부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민주당 의원들이 성 비위 의혹에 휘말린 게 비단 이번뿐만이 아니어서다. 앞서 안희정·오거돈·박원순 민주당 세 광역단체장이 성 비위 의혹에 휘말리며 정계를 떠났다. 올해 들어서는 최강욱 의원이 이른바 ‘짤짤이 발언’으로 성희롱 발언 논란에 휩싸인 끝에 사과하기도 했다.
박지현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도 착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앞서 박 위원장은 지난 3월 유튜브 채널 ‘닷페이스’가 공개한 인터뷰 영상에서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부친상 빈소에 조문을 간 민주당 인사들을 향해 “진짜 내가 멱살이라도 잡아야 하나,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화가 났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오전 비대위 회의를 마친 뒤 “우리 당은 잘못된 과거를 끊어내야 한다”며 “당내 반복되는 성 비위 사건이 진심으로 고통스럽다. 여성을 온전한 인격체로 대우하는 당을 만들어야만 국민 앞에 당당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포기하지 않겠다. 모두를 동등하게 존중하는 민주당과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