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해, 말아…‘강용석 딜레마’ 빠진 국민의힘
  • 박성의 기자 (sos@sisajournal.com)
  • 승인 2022.05.13 15:4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은혜vs김동연 ‘박빙 경쟁’…강용석, 5~10% 지지율로 3위
대선 때 ‘안철수 효과’ 맛본 국힘, 강용석 단일화 고민

경기도지사 예비후보로 나선 강용석 변호사가 지방선거의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가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박빙의 접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무소속으로 출마한 강 후보가 최근 여론조사에서 5~10%의 지지율을 기록하면서다. 경기도 보수층 표심이 둘로 쪼개지자 당초 강 후보의 복당을 막았던 국민의힘 수뇌부도 단일화를 고민하는 모습이다.

1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 스튜디오에서 열린 '6ㆍ1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왼쪽부터), 정의당 황순식 후보,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후보, 무소속 강용석 후보가 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 스튜디오에서 열린 '6ㆍ1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왼쪽부터), 정의당 황순식 후보,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후보, 무소속 강용석 후보가 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동연vs김은혜 초접전…3위는 강용석

경기도지사 선거에 민주당은 대권에 도전했던 김동연 후보를, 국민의힘은 경선에서 유승민 전 의원을 꺾고 올라온 김은혜 후보를 내세웠다. 여야 모두 자당 후보의 실력과 대중성을 내세우며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다만 최근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두 후보 모두 승리를 자신하기 어려운 양상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헤럴드경제 의뢰로 지난 10~11일 이틀간 경기도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2명을 대상으로 차기 경기도지사 후보 지지도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김동연 후보 42.4%, 김은혜 후보 41.8%로 나타났다. 두 후보 간 격차는 단 0.6%포인트다. 강용석 무소속 후보가 5.1%로 뒤를 이었다.

여론조사기관 데일리리서치가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도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5일부터 6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김은혜 후보가 44.8%를 기록했다. 이어 김동연 후보는 41.0%를 얻어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는 오차 범위 안인 3.8%p였다. 강용석 후보는 10.1%로 집계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정치권에선 강 후보가 ‘제2 안철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대선 당시 국민의당 후보로 나섰던 안철수 전 인수위원장은 대선 막판까지 지지율이 5~10%에 머물렀다. 본인의 당선 확률은 떨어졌지만 ‘몸값’이 점차 올랐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박빙의 경쟁을 펼치면서다. 결국 안 후보는 윤 후보와의 단일화를 택했고, 윤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공신으로 인정받았다.

 

국힘 고민하는 사이…강용석 “여론조사로 단일화 가능”

국민의힘 측도 고민에 빠진 모습이다. 김은혜 후보가 강 후보와의 단일화를 거부하고 완주를 택했다가 자칫 낙선한다면 당원들의 반발에 부딪힐 수 있다. 다만 당 일각에선 강 후보에게 먼저 손을 내밀기엔 명분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국민의힘 최고위원회는 지난 4월 강 후보의 복당을 불허한 바 있다.

TK(대구‧경북)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한 의원은 “단일화를 고민할 거였다면 처음부터 강용석 변호사를 당으로 불러들여 경선에 참여시켰어야 한다”며 “만약 단일화 과정에서 김은혜 의원이 진다면 그때 가서 당이 전폭적으로 (복당을 불허한) 강 변호사를 지지할 명분을 찾을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중도층 표심을 고려하면 김은혜 후보와 강용석 변호사의 단일화가 무조건 득이 된다고 자신할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강 후보 측은 단일화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고 있다. ‘어부지리로 김동연 후보가 승리하는’ 상황은 바라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다만 단일화를 한다면 공개 여론조사 방식을 택해야 한다며 김은혜 후보 측을 압박하고 있다.

강 후보는 13일 공개된 한국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단일화 여론조사를 통해 누구 지지율이 더 높은지 보면 된다”며 “물밑 협상 내지는 딜(거래)을 하고 싶지 않기 때에 단일화는 저쪽(김은혜 후보)에 달려있다. 진 사람은 이긴 사람을 도와 선거운동을 열심히 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기사에서 인용한 KSIO 조사는 13일 발표됐으며 100% 무선전화 ARS 방식으로 실시됐다. 응답률은 6.5%,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다. 데일리리서치 조사는 8일 발표됐으며 100% 무선 ARS 방식으로 실시됐다. 응답률은 2.9%,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