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때 ‘안철수 효과’ 맛본 국힘, 강용석 단일화 고민
경기도지사 예비후보로 나선 강용석 변호사가 지방선거의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가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박빙의 접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무소속으로 출마한 강 후보가 최근 여론조사에서 5~10%의 지지율을 기록하면서다. 경기도 보수층 표심이 둘로 쪼개지자 당초 강 후보의 복당을 막았던 국민의힘 수뇌부도 단일화를 고민하는 모습이다.
김동연vs김은혜 초접전…3위는 강용석
경기도지사 선거에 민주당은 대권에 도전했던 김동연 후보를, 국민의힘은 경선에서 유승민 전 의원을 꺾고 올라온 김은혜 후보를 내세웠다. 여야 모두 자당 후보의 실력과 대중성을 내세우며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다만 최근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두 후보 모두 승리를 자신하기 어려운 양상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헤럴드경제 의뢰로 지난 10~11일 이틀간 경기도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2명을 대상으로 차기 경기도지사 후보 지지도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김동연 후보 42.4%, 김은혜 후보 41.8%로 나타났다. 두 후보 간 격차는 단 0.6%포인트다. 강용석 무소속 후보가 5.1%로 뒤를 이었다.
여론조사기관 데일리리서치가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도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5일부터 6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김은혜 후보가 44.8%를 기록했다. 이어 김동연 후보는 41.0%를 얻어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는 오차 범위 안인 3.8%p였다. 강용석 후보는 10.1%로 집계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정치권에선 강 후보가 ‘제2 안철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대선 당시 국민의당 후보로 나섰던 안철수 전 인수위원장은 대선 막판까지 지지율이 5~10%에 머물렀다. 본인의 당선 확률은 떨어졌지만 ‘몸값’이 점차 올랐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박빙의 경쟁을 펼치면서다. 결국 안 후보는 윤 후보와의 단일화를 택했고, 윤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공신으로 인정받았다.
국힘 고민하는 사이…강용석 “여론조사로 단일화 가능”
국민의힘 측도 고민에 빠진 모습이다. 김은혜 후보가 강 후보와의 단일화를 거부하고 완주를 택했다가 자칫 낙선한다면 당원들의 반발에 부딪힐 수 있다. 다만 당 일각에선 강 후보에게 먼저 손을 내밀기엔 명분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국민의힘 최고위원회는 지난 4월 강 후보의 복당을 불허한 바 있다.
TK(대구‧경북)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한 의원은 “단일화를 고민할 거였다면 처음부터 강용석 변호사를 당으로 불러들여 경선에 참여시켰어야 한다”며 “만약 단일화 과정에서 김은혜 의원이 진다면 그때 가서 당이 전폭적으로 (복당을 불허한) 강 변호사를 지지할 명분을 찾을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중도층 표심을 고려하면 김은혜 후보와 강용석 변호사의 단일화가 무조건 득이 된다고 자신할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강 후보 측은 단일화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고 있다. ‘어부지리로 김동연 후보가 승리하는’ 상황은 바라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다만 단일화를 한다면 공개 여론조사 방식을 택해야 한다며 김은혜 후보 측을 압박하고 있다.
강 후보는 13일 공개된 한국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단일화 여론조사를 통해 누구 지지율이 더 높은지 보면 된다”며 “물밑 협상 내지는 딜(거래)을 하고 싶지 않기 때에 단일화는 저쪽(김은혜 후보)에 달려있다. 진 사람은 이긴 사람을 도와 선거운동을 열심히 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기사에서 인용한 KSIO 조사는 13일 발표됐으며 100% 무선전화 ARS 방식으로 실시됐다. 응답률은 6.5%,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다. 데일리리서치 조사는 8일 발표됐으며 100% 무선 ARS 방식으로 실시됐다. 응답률은 2.9%,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