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결혼식 빛낸 와인 ‘간치아 아스티’
  • 유현희 매일일보 유통중기부장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22.05.18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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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왕실 러브콜 받고 ‘로열 간치아’ 닉네임 얻어

세계적인 여성 부호를 꼽을 때 빠지지 않는 인물 중 하나가 델핀 아르노다. 루이 비통 부사장인 그는 루이 비통 모에 헤네시(LVMH) 그룹의 상속녀다. 2008년 포브스 선정 세계 2위 상속녀인 그는 지금으로부터 17년 전인 2005년 결혼식을 올린다.

그의 결혼은 아직까지 세기의 결혼식으로 회자된다. 루이뷔통 모에 헤네시(LVMH)의 장녀 델핀 아르노의 옆자리에 선 인물은 이탈리아 와인명가 간치아의 알렉산드로 간치아다. 간치아는 이탈리아의 스파클링 와인인 ‘스푸만테’의 시조로 알려진 와인 명가다. 이들의 결혼을 두고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명품이 만났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세기의 결혼식이 낳은 ‘스푸만테’

이 세기의 결혼식은 또 하나의 스타 와인을 낳았다. 바로 ‘간치아 아스티’가 주인공이다. 간치아 아스티는 이들의 결혼 피로연주로 간택됐고, 이후 국내 스타 커플인 장동건·고소영의 결혼식 만찬에 오르며 다시 한 번 유명세를 탔다.

간치아 아스티는 스파클링 와인이지만 이탈리아 태생이기에 스푸만테로 불린다. 프랑스의 스파클링 와인을 샴페인이라고 부르는 것처럼 이탈리아의 스파클링 와인은 스푸만테로 명명된다.

간치아 아스티는 버블의 상쾌함과 과일의 달콤함을 함께 지닌 스위트 스파클링 와인이다. 가볍고 달콤한 맛은 행복한 결혼생활을 의미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특별한 결혼식을 준비하는 이들이 간치아 아스티를 선택하는 이유 역시 이 와인이 지닌 맛과 유명 인사들의 결혼식에 자주 등장했던 것도 한 몫 했으리라.

간치아 하우스는 1850년 설립됐다. 설립자인 카를로 간치아는 와인 셀러를 관리하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와인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자주 볼 수 있었다. 그는 프랑스 샹파뉴의 랭스에서 프랑스 전통 샴페인 제조법을 익힌 후 간치아 하우스를 열고 본격적인 스파클링 와인 연구를 시작했다.

1865년 마침내 첫번째 이탈리아 스푸만테인 ‘간치아 모스카토 샹파뉴’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스푸만테가 바로 이탈리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스파클링 제품인 ‘간치아 아스티’의 전신이다.

간치아 모스카토 상파뉴는 출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유럽 왕실의 간택을 받는다. 1870년 이탈리아 사보이 왕조 시절 왕족과 귀족들의 모임에 빠짐없이 등장한 것이 바로 간치아 모스카토 상파뉴다. 당시 왕족과 귀족들은 간치아 모스카토 상파뉴를 마시는 것을 귀족의 특권으로 여겼다.

간치아 모스카토 상파뉴는 1870년 이탈리아 왕 빅토리오 엠마누엘 2세로부터 공식 왕실 공급을 요청 받으며 ‘로열 간치아’라는 닉네임도 얻었다. 이후 유럽 곳곳에서 명성이 확산됐다. 1924년에는 바티칸 교황 피오 11세가 교황청에 정식 공급을 요청했고, 1951년 스웨덴 국왕 구스타프 6세도 왕실 공식 와인으로 수입하기에 이르렀다.

가정의 달 5월에는 부부를 위한 특별한 날이 있다. 5월 21일은 둘이 하나가 된다는 의미의 부부의 날이다. 부부의 날 부부만의 특별한 만찬을 준비 중이라면 세기의 결혼식과 왕가의 선택을 받은 간치아 아스티를 식탁에 올려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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