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쓸모 있는 임플란트 관리법
  •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no@sisajournal.com)
  • 승인 2022.05.25 07:30
  • 호수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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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정원 서울대치과병원 교수 “자연 치아보다 더 철저히 관리해야…한국 임플란트 치료, 세계적인 수준”

영구치는 한 번 빠지면 재생되지 않는다. 그래서 인공치아를 만드는데, 대표적인 것이 임플란트(dental implant)다. 잇몸에 구멍을 뚫어 티타늄으로 된 치근을 심고 그 위에 인공치아를 얹는 임플란트는 세계적으로 198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유행했다.

이후 현재까지 임플란트는 씹는 힘이나 모양이 자연치아와 가장 비슷한 인공치아다. 그러나 자연치아보다 염증이 잘 생긴다는 단점이 있다. 임플란트 치료가 필요하다는 것은 치아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결과다. 따라서 예전처럼 관리해서는 임플란트도 오래 사용하지 못한다. 자연치아보다 더 철저한 관리가 필요한 것이 임플란트다. 이정원 서울대치과병원 치주과 교수를 만나 임플란트 관리 등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

ⓒ시사저널 최준필
ⓒ시사저널 최준필

임플란트나 틀니를 고려한다면 어떤 것을 추천하겠는가. 

“임플란트가 자연치아와 가장 유사한 인공치아다.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자면 자연치아가 100점짜리라면 임플란트 치아는 80~90점이고, 틀니는 20~30점이다. 틀니는 잇몸을 누르는 등 불편감이 있어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 또 몇 개월 동안 치과를 찾아 틀니를 수리하기도 한다. 그래서 할 수만 있다면 틀니보다 임플란트를 추천한다.”

‘할 수만 있다면’은 무슨 뜻인가.

“모든 사람이 임플란트를 할 수 없다는 말이다. 전신 수술을 받지 못하는 사람과 혈우병이 있는 사람은 지혈이 잘 되지 않아 임플란트를 하기 어렵다. 뼈에 문제(골대사)가 있는 사람도 힘들다. 나이와 건강 상태도 봐야 한다. 뼈가 많지 않으면 40대라도 뼈 이식이 필요해 1~2년에 걸쳐 임플란트를 심는다. 이처럼 장기 치료는 80·90대에겐 부담이다. 차라리 틀니를 잘 만들어 식사를 잘하는 편이 낫다. 90대라도 정정해 임플란트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있고, 60대인데도 왜소하고 뼈에 문제가 있어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다.”

뼈 이식이 관건인 듯한데, 뼈 이식이 힘든 경우는 무엇인가.

“구강 위쪽에는 큰 신경이 없지만 아래 어금니 쪽에는 감각신경이라는 큰 신경이 있다. 임플란트 치료를 받다가 신경이 손상됐다고 말할 때의 바로 그 신경이다. 뼈 이식은 뼈가 조금 모자란 부분을 채워주는 것인데, 뼈를 이식할 위치 바로 아래(1mm 이하)에 큰 신경이 지나면 임플란트 치료가 쉽지 않다. 이런 사람은 틀니를 고려할 수 있는데, 신경이 없는 부위에 임플란트(지지 의치)를 하고 이를 지지대로 삼아 틀니를 만들면 틀니가 잘 고정돼 음식을 먹을 때 들뜨지 않는다.”

뼈는 왜 부족해지는 것인가.

“치아를 빼면 대체로 뼈가 흡수된다. 적어도 30%에서 많게는 50%까지 뼈가 녹는다. 물론 유전적으로 뼈가 많은 사람은 치아를 빼도 임플란트를 하는 데 전혀 지장이 없다. 또 기존에 틀니를 사용하던 사람은 뼈 흡수가 더 잘 일어난다. 틀니가 잇몸을 누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틀니를 한 번 제작하면 최소 1년에 한 번씩은 잇몸 상태를 확인하면서 틀니를 수리할 필요가 있다.”

임플란트의 장단점은 무엇인가.

“브리지(상한 치아를 뽑아낸 뒤 그 치아의 양옆에 있는 치아를 갈아 지지대로 삼아 만든 인공치아)는 자연치아를 갈아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임플란트는 양옆의 자연치아를 건드리지 않아도 된다. 임플란트의 단점은 음식물이 잘 낀다는 점이다. 세월이 지날수록 더 그렇게 된다.”

음식물이 잘 끼는 이유는 무엇인가.

“처음에는 옆 치아와 공간이 없도록 임플란트를 제작하므로 음식물이 잘 끼지 않는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자연치아가 조금씩 움직이고 틈이 생기면서 음식물이 끼는 것이다. 자연치아는 잇몸뼈와 치주인대로 연결돼 있어 살짝 움직인다. 그렇다고 1~2mm씩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아주 약간 움직인다. 또 오랜 세월에 걸쳐 자연치아는 앞쪽으로 쏠리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기존에 앞니가 가지런했던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 앞니가 틀어지기도 한다. 게다가 임플란트를 할 정도라면 대부분 잇몸이 좋지 않아 자연치아가 더 잘 움직인다.”

임플란트를 할 때 치과 병원을 고르는 데 필요한 요령이 있다면. 

“임플란트 치료는 2010년 전후부터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대중화됐다. 10년 이상 되다 보니 동네 치과도 임플란트를 잘한다. 이해하기 쉽게, 치과는 미용실과 비슷하다고 설명한다. 규모가 크고 비싼 미용실에는 대표 미용사가 있고 실습 미용사도 있다. 그래서 비싼 돈을 주고 머리를 했는데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을 때가 있다. 반대로 동네 미용실은 한 미용사가 오래 해서 결과가 대체로 만족스럽다. 치과도 그렇다. 규모만 고려할 것이 아니라 정기적으로 관리받을 수 있는 치과를 고르는 것이 이롭다. 그렇다고 규모가 큰 치과가 모두 임플란트를 잘하지 못한다는 말은 아니다. 주변 입소문도 들어보고 의사와 상담도 하면서 신뢰가 가는 치과를 찾으면 된다.”

동네 치과에서도 의사의 전문 분야가 치주과나 보철과 등 다양한데 어떤 의사가 임플란트 치료를 더 잘하나.

“신경치료는 보존과 의사가 잘할 것 같지만 치주과 의사가 잘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특정 진료과목보다는 의사의 경험과 역량이 중요한 것 같다. 대체로 어떤 것 하나를 잘하는 의사는 다른 치료도 잘한다.”

임플란트 가격이 천차만별인데 싼 임플란트도 괜찮은가.

“조심스러운 부분이지만 이렇게 말하고 싶다. 가격이 비싸면서 임플란트 결과가 좋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가격이 싸면서 임플란트 결과가 좋을 수는 없다. 가격이 너무 싸면 그만한 이유가 있다. 저가를 맞추기 위해 무언가는 좋지 않은 것을 쓸 수밖에 없다. 몇몇 치과에서 견적과 상담을 받아보고 신뢰할 수 있는 곳을 선택하라고 권하고 싶다.”

임플란트 브랜드가 너무 많은데, 어떤 브랜드를 선택하면 좋은가. 

“세계적으로 수백 개의 임플란트 브랜드가 있고 국내에서만 수십 가지가 유통된다. 세계 10위권 브랜드 가운데 국산 브랜드가 2개나 있다. 임플란트만큼 세계시장에서 인정받는 우리나라 의료기기도 드물다. 한 치과에서 보통 3~4개 브랜드를 사용하므로 의사와 상담해 자신에게 맞는 브랜드를 선택하면 큰 무리가 없다.”

ⓒ시사저널 이종현

임플란트 치료 기간은 얼마나 되나.

“초기에는, 치아를 빼고 6개월을 기다리고 임플란트를 심고 또 6개월을 기다리는 등 1년 이상 걸렸다. 그러나 요즘은 4~6개월로 단축됐다. 치아를 빼고 2~3개월 만에 임플란트를 심기도 하고, 뼈 상태가 양호하면 임플란트를 심으면서 본을 뜨기도 한다. 물론 앞니는 보이는 부분이어서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

임플란트 수명은 얼마나 되나.

“임플란트를 평생 사용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 있다. 그렇지만 자연치아도 평생 사용하지 못하고 빼지 않나. 임플란트를 20~30년 사용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5년 만에 새로 하는 사람도 있다. 임플란트 인공치아가 깨진 경우에는 수리해 사용할 수 있지만 뿌리 부분의 고정체에 염증이 생기는 것이 문제다. 임플란트 주위염이 생기면 치료할 수 있지만 계속 반복되면 기존 임플란트를 제거하고 새로 임플란트를 해야 한다. 자연치아보다 임플란트 치아 주변에서 더 빠르고 심하게 염증 반응이 일어난다. 따라서 임플란트를 오래 사용하려면 자연치아보다 더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가.

“양치질, 금연, 정기 점검, 치석 제거(스케일링) 등이다. 이런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임플란트 손상 위험성이 3~5배 높아지거나 낮아진다. 예컨대 양치질을 잘하지 못하면 임플란트 손상 위험이 3배 증가한다. 게다가 담배를 피우면 또 그 위험이 3배 높아지는데, 누적 위험성은 ‘3+3’이 아니라 ‘3x3’인 9배가 커진다. 이런 식으로 최대 125배까지 위험성이 높아질 수 있다. 그래서 치과 의사는 임플란트를 한 사람에게 관리에 대한 잔소리를 할 수밖에 없다. 예전보다 양치질을 더 잘하고, 금연하고, 치과를 정기적으로 방문하면 임플란트를 오래 사용할 수 있다.”

일반인이 할 수 있는 관리는 칫솔질인데, 어떻게 해야 하나.

“임플란트는 인공치아이므로 썩지 않는다. 그래서 잘 닦아야 하는 부위는 인공치아 부분이 아니라 잇몸 부위다. 정확히는 인공치아와 잇몸 사이를 잘 닦아야 한다. 너무 세게 하지 말고 잇몸을 마사지한다는 느낌으로 틈새의 치태를 떨어내야 한다. 입 안쪽 특히 위쪽은 잘 닦이지 않으므로 신경 써서 칫솔질해야 한다. 그리고 치아 사이는 치간 칫솔로 닦아야 한다. 이렇게 해도 안 닦이는 부분이 있으므로 치과를 정기적으로 방문해 관리하고 치석 제거도 해야 한다.”

스케일링 기간은 얼마가 적당한가.

“스케일링은 치석 제거도 하지만 잇몸 사이에 있는 세균 덩어리를 떨어내는 목적이 있다. 세균 덩어리를 떨어낸 후 본래 상태로 돌아가기까지 3~4개월이 걸린다. 그래서 3~4개월에 한 번씩 스케일링하면 된다.”

결국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임플란트의 수명을 좌우하는 것인가.

“꼭 그렇지만은 않다. 관리를 잘하는데도 임플란트 주위염이 유독 잘 생기는 사람이 있다. 왜 그런지는 앞으로 밝혀내야 할 부분이지만 유전적인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 임플란트 치료 접근성은 좋은 편인가.

“세계적인 수준이다. 요즘은 거의 모든 치과에서 임플란트 치료를 받을 수 있다. 또 임플란트 가격이 비싸다고 하지만, 외국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다. 게다가 어르신은 임플란트 2개까지 건강보험 혜택도 받을 수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임플란트 치료를 한다.”

국내 임플란트 치료 수준은 어떤가.

“한 사람이 국내 동네 치과에서 크라운(손상된 치아를 본래 모양으로 복원하는 보철물) 치료를 받은 후 외국의 한 대학병원 치과에 간 적이 있다. 그 사람의 크라운 상태를 본 교수는 학생들을 불러 ‘이것이 의학 교과서에 나온 전형적인 크라운 치료’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그만큼 국내 치과 치료 수준은 매우 높으며 임플란트 치료 수준도 세계 10위 안에 든다. 특히 일본보다 높은 수준이다. 일본에서 한 임플란트가 자꾸 떨어져 고민하던 한 환자는 한국에서 임플란트를 한 후 그런 경우가 없다고 한다. 임플란트 치료를 외국에서 받을 필요가 전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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